취임 때 퇴직 공무원 산하기관 채용하지 않겠다고 한 약속 어겨

역대 경기섬유종합지원센터장 자리 줄곧 퇴직 공무원이 독차지
▲ 강수현 양주시장이 인사에 불만을 품고 사표를 낸 공직자를 경기섬유종합지원센터장 자리에 앉혀 논란이 일고 있다.

강수현 양주시장이 경기섬유종합지원센터 센터장 자리에 퇴직 공무원을 앉혀 논란이다.

공직자 출신은 산하기관에 절대 채용하지 않겠다고 민선 8기 취임 때 공직자 앞에서 약속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새로 부임할 센터장은 공직생활 때 인사에 불만을 품고 사표까지 냈던 것으로 알려져 보은인사란 말까지 나온다.

이를 두고 공직사회와 지역에선 강 시장의 말 바꾸기 논란에 이어 조직 장악력과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8일 양주시 등에 따르면 경기섬유산업연합회는 지난 8일 경기섬유종합지원센터장을 새로 채용하는 공고를 냈다.

접수 기간은 17일까지였다. 그런데 지역에선 채용공고 이전부터 퇴직 공무원 A씨의 이름이 거론됐다. 실제 그는 단독으로 접수했다.

연합회 임원 3명이 진행한 면접심사도 통과했다. 강수현 양주시장 역시 A씨를 승인해줬다. 공식 출근은 다음 달 1일부터다. 임기는 2024년 12월31일까지다.

경기섬유산업연합회는 지난 2013년부터 시와 위·수탁을 맺고 건물을 관리·운영하고 있다. 전체 예산은 경기도(50%), 양주시(30%), 포천시(15%), 동두천시(5%)가 각각 지원한다.

이렇다 보니 경기섬유종합지원센터장 자리는 늘 양주시가 주도권을 행사했다. 역대 센터장은 지난 2017년부터 공직자 출신 3명, 정치인 1명이 자리를 꿰찼다.

지난 2014년 7월부터 도입된 부회장은 인물을 찾지 못해 사무과장이 대행해왔다. 그 뒤 지난 2014년 대구시 공무원 출신이 부회장 자리에 앉아 3번을 연임했다.

그러다 지난해 7월 이재호 전 양주도시공사 사장이 새로 부임했다. 그는 양주시 기획행정실장과 양주시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양주도시공사 사장을 역임했던 인물이다.

사실상 부회장과 센터장 자리를 양주시청 퇴직 공무원이 독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부회장과 센터장의 연봉은 60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퇴직 공무원들에게 센터장 자리는 꿈의 직장으로 불린다. 퇴직을 앞두고 시장과 정치권에 줄을 대는 공직자도 꽤 많다.

이러다 보니 강수현 양주시장은 민선 8기 취임 때 공직자들에게 퇴직한 공무원은 산하기관에 절대 채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강 시장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심지어 인사에 불만을 품고 사표를 낸 공직자를 센터장 자리에 앉혔다.

앞서 A씨는 지난 2021년 12월 정기인사 때 자치행정과장으로 발령이 났다. 이후 민선 8기 출범과 함께 강 시장 곁에서 업무를 수행해왔다.

강 시장과는 최측근으로 불릴 만큼 가까웠다. 그래서 공직사회에선 국장(4급) 승진자 명단 1순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지난 2022년 12월 정기인사 때 A씨는 국장으로 승진하지 못했다. 되레 백석읍장으로 전보됐다.

내심 국장 승진을 기대했던 A씨는 인사에 불만을 품고 곧바로 사표를 냈다. 팀장으로 일했던 부인도 함께 그만뒀다.

공직사회는 술렁였다. 온갖 추측성 소문도 자자했다. 강 시장이 A씨에게 몇 개월만 백석읍장으로 일하면 국장으로 승진시켜주기로 했다는 얘기도 들렸다.

당시 강 시장은 인천일보와 전화 통화에서 “(사표를 내) 안타깝다. 잘 설득해 보겠다”고 했다. 하지만 A씨는 양주시청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그 뒤 A씨는 경기섬유종합센터 센터장 공개채용에 서류를 냈다. 공직생활을 떠난 지 1년이 넘은 시점이다.

이를 두고 지역에선 강 시장과 A씨가 인사와 관련한 오해를 풀고 화해했다는 얘기까지 돌았다.

시 관계자는 “시장이 퇴직한 공무원은 산하기관에 안 보내려고 한 거는 맞다. 그런데 마땅히 보낼 사람이 없어 고민한 것으로 알고 있다. (A씨가 사표를 내고) 좀 안 좋았는지 (센터장으로) 가게 됐다”고 말했다.

/양주=글·사진 이광덕기자 kd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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