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환 감독 태국 치앙마이 전지훈련 현장 인터뷰

●2024시즌 의미·중요성
“우리팀에 대한 기대치 한껏 올라”
“유지·발전시켜야 한다는 마음가짐”
“ACL 복귀 위해 파이널A 1차 목표”

●선수단 운용 방향은
“새로운 전술보다는 디테일 강화”
“세트피스 득점·집중력 강화 노력”
“박승호·최우진 등 영건에 많은 기회”
“돌아온 요니치, 수비 안정화 기대”

●부임 5년차, 끝없는 고민
“축구인생 발전 돕는 감독이고파”
“이성적인 판단·결정 필요성 느껴”
“더 많은 칭찬·동기부여 할 생각”

●언제나 고마운 인천팬
“지난해 ACL 보여줄 수 있어 기뻐”
“어려운 상황 속 응원 생생하게 기억”
“인천팬의 힘이 곧 인천Utd의 힘”
▲ 24일 태국 치앙마이 동계전지훈련에서 훈련하는 선수들을 지켜 보고 있는 조성환 인천유나이티드 감독. /사진제공=인천유나이티드

올 시즌 조성환(54) 감독이 이끄는 인천유나이티드 앞에는 지난 2년 연속 리그 파이널 A 진입과 지난해 창단 첫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로 생긴 '신흥 강호' 팀 위상을 확실히 굳혀야 하는 어려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팀이 2부 강등 위기에 놓였던 2020시즌 도중 부임해 올해로 햇수로 5년 차를 맞는 조성환 감독도 이번 시즌이 갖는 의미와 중요성에 대해 같은 인식이다.

지난 24일 태국 치앙마이 동계전지훈련장에서 만난 조 감독은 “(지난 2년 이룬 성과로) 인천에 대한 기대치나 눈높이가 한껏 올라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최소한 이를 유지하거나 좀 더 발전시켜야 한다는 각오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K리그 스플릿 제도가 시행된 2013년 이후로) 2년 연속 파이널 A에 진출한 팀은 (전통 강호인) 울산과 전북, 포항 그리고 인천 4팀밖에 없는 거로 알고 있다”며 “일단 파이널 A에 들어가야 ACL이든 ACL2를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파이널 A에 진출하는 게 가장 첫 번째 목표이다”고 말했다.

인천은 그러나 이번 프리 시즌 팀의 핵심 공격 자원인 에르난데스가 전북으로 이적하고, 스테판 무고사가 부상에서 복귀해 시즌 초부터 출전할 수 있다는 점 정도를 제외하면 사실상 팀 전력 변화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조 감독은 이에 대해 “이번 시즌은 선수단 구성 변화가 크지 않다. 일장일단이 있지만 단점보단 장점을 많이 생각하려 한다”며 “새로운 전술·전략을 시도하기보단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시스템에서 디테일을 강화하고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설령 우리 팀의 전력 누수가 없다 하더라도 다른 팀이 전력을 키우거나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만큼 여러 변수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외부적인 요인과는 별개로 내부적으로 선의의 경쟁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팀을 건강하게 만들어 실력으로 증명해 보이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년에 특히 아쉬웠던 게 세트피스 상황에서 득점과 전반이나 후반 종료 직전에 많이 실점을 한 부분인데 이번에는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해서 질 경기를 비기고, 비길 경기를 이기는 경기를 해야 목표에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조 감독은 지난 시즌 U-22 자원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던 박승호와 최우진 등 영건들에게도 많은 출전 기회를 부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감독은 “단순히 K리그 U-22 룰(22세 이하 의무 출전 규정)을 위한 카드로 활용하는 게 아니라 팀 베스트11에 기여할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라고 생각한다”며 “물론 처음부터 파격적으로 기용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상대는 물론 내부적으로도 선의의 경쟁을 불러오는 긍정적 효과가 있는 만큼 올 시즌에도 과감히 기용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8년 만에 복귀하는 요니치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 지난해 11월28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23-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G조 인천유나이티드와 요코하마 F.마리노스의 경기. 조성환(오른쪽) 인천 감독이 선제골을 넣은 홍시후를 축하해 주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인천은 요코하마에 2대 1 승리를 거뒀다./연합뉴스
▲ 지난해 11월28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23-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G조 인천유나이티드와 요코하마 F.마리노스의 경기. 조성환(오른쪽) 인천 감독이 선제골을 넣은 홍시후를 축하해 주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인천은 요코하마에 2대 1 승리를 거뒀다./연합뉴스

조 감독은 “수비수 델브리지의 부상이 장기화되면서 팀 리스크가 커진 상황인데 마침 요니치가 다른 팀에서도 오퍼가 있었지만 인천을 선택했다고 들었다”며 “중국과 일본, 미국 등 다양한 리그를 경험해 본 만큼 팀 어린 선수들에게 풍부한 경험을 전수해주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조 감독은 인천팀을 이끈 지 올해로 5년 차를 맞지만 여전히 선수단 운용은 시행착오가 있고 고민을 하게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기술이나 전술·전략을 전수하는 것 못지않게 우리 선수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축구 인생에 도움을 주는 지도자이고 싶다. 팀을 이끌어가다 보면 감성과 이성의 조화를 잘 이루어야 하는데, 요즘은 좀 더 이성적으로 냉철한 판단과 결정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며 “물론 감독으로서 선수단 전원을 아울러서 이끌어야 가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지만 상대적으로 좀 더 잘하는 선수들이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도록 더 많은 칭찬과 동기부여를 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끝으로 조 감독은 인천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이번 시즌에도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했다.

조 감독은 “나이가 들면 추억을 먹고 산다는 말도 있는데, 지난 20년 팀 역사를 돌아보면 좋았던 기억보다 아쉽고 안타까웠던 기억이 더 많았던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지난해 ACL에 진출해 일본 요코하마전 같은 경기를 팬들에게 보여 줄 수 있어서 가장 기뻤다. 또 지난해 초반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경기장 주변에 응원의 메시지를 담아 현수막을 걸어주시고 한 부분들 모두 생생하게 기억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더욱 많은 응원과 사랑을 부탁드리며, 팀이 안 좋은 모습을 보일 때는 따끔한 질책도 기꺼이 받겠다. 인천팬의 힘이 곧 인천의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치앙마이(태국)=유희근 기자 allway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