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 대부분 12년 이상 '승리'
민주당 “안방 단 한곳도 못내줘”

고동진 거론·김원재 관측 등
국민의힘 '중앙발 인물' 속속 집결

양당, 수성-점령 총공세 예고

'중앙발 정치신인 vs 현역 의원의 대결'. 정치 1번지로 꼽히는 수원시가 '최대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수원 지역구 대부분은 12년 넘도록 민주당이 승리한 곳이다. 현재 국민의힘이 영입한 중앙발 인재들이 수원으로 집결하고 있다. 중앙 인물론을 내세우고 있는 셈이다.

양당은 점령하거나 수성을 하기 위해 총공세를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가장 최근 치러진 제8대 지방선거에서 수원병(팔달구)을 제외한 모든 선거구는 민주당이 이겼다. 당시 수원병 지역민 3만8931명이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를 찍었다. 김동연 민주당 후보는 3만7937명이었다. 수원시장 선거도 마찬가지다.

역대 지방선거 결과를 보면 제19대 총선 수원병에서 남경필 전 경기지사가 당선된 이래 국민의힘 후보가 된 적은 없다. 수원갑에 김승원 국회의원, 김진표 의장이 불출마하는 수원무를 제외하면 모두 다 재선의원이 조직을 관리해 왔다. '민주당의 안방 무대'다. 한곳이라도 수성하지 못한다면 뼈아픈 선거가 된다.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수원시를 가져오기 위해 총력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당이 영입에 힘쓴 인사들이 둥지를 틀고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1차 영입 인재로 발탁된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수원정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선거전에 돌입했다. 그동안 해당 지역 조직을 살펴온 홍정기 수원정 당협위원장은 이 예비후보 등판으로 불출마 선언을 했다. 김은혜 전 홍보수석이 분당을에 출마하자, 당협이 반발하고 있는 모습과 달리 수원정 시·도의원은 이 예비후보와 동행하고 있다. 당내에서도 이 예비후보를 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달 8일 국민의힘이 영입 발표한 윤석열 정부의 전직 장·차관 4명 중 한명인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역시 수원병에 출마한다. 수원정과 마찬가지로 방 전 장관이 예비후보로 등록하자, 이혜련 수원병 당협위원장이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 이 당협위원장은 방 예비후보 지지 선언을 했다.

수원갑도 김현준 전 국세청장이 출마한다. 김 전 국세청장은 지난해 9월 영입됐다. 당시 국민의힘은 내년 4월 총선에 대비해 문재인 정부 시절 국세청장을 지낸 김 전 청장을 비롯한 5명의 외부 인사를 영입한다고 발표했었다.

현재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삼고초려까지하면서 영입한 것으로 알려진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도 수원무 지역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 수원무에 김원재 (전)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실 행정관이 예비후보로 등록돼 있어 중앙인사 출마 소식이 없는 을로 행선지를 옮길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들을 모두 본선에 진출한다면 수원갑·을·병·정·무 모두 중앙 출신의 새로운 인사들이 총선을 뛰게 된다. 민주당의 경우 현역의원들이 모두 본선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위기가 지역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무주공산이 된 수원무는 전략공천하기로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한곳이라도 빼앗긴다면 충격이다"며 "단 한 곳도 국민의힘에 내주지 않기 위해 수원무를 전략공천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인천일보가 지난해 1월26∼27일 경기도 거주 18세 남녀 810명으로 조사한 결과 민주당 지지자 36.7%가 현직 국회의원을 지지하고, 22.3%는 지지하지 않겠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