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섭 경기본사 사회2부 부장
▲ 김은섭 경기본사 사회2부 부장

'공수래공수거'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돌아간다”는 뜻으로 “재물에 큰 욕심을 부릴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요즘 정치판에도 공수래공수거가 존재하고 있다.

4년 전 당선될 목적으로 수많은 공약을 쏟아내던 후보자들이 당선된 후에는 공약에는 관심이 없는지 아니면 진짜 빌 공(空)을 빌렸기 때문에 없는 것인지 분간이 가질 않는다.

왜냐하면 4년 전에 유권자들에게 약속했던 내용이 4년 후인 요즘 다시 당선만 된다면 약속을 지키겠다고 소란을 떨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을 봉으로 아는 허무맹랑한 그들이 문제이기도 하지만 그들을 추종하며 표를 준 유권자들의 의식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오직 정당정치와 팬덤 정치로 전락한 우리나라의 실정에는 봉이 김선달의 감언이설이 어찌 보면 김선달이나 그에게 속는 유권자나 도긴개긴이 아닐까?

파주에서도 여의도에 입성하겠다며 겉으로는 지지자들의 권유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알고 보면 모수자천(毛遂自薦, 자기 사진을 스스로 추천한다)인 인사들의 명함이 길거리에 뿌려지고 있다.

그들이 하나같이 내세우는 공약을 보면 유명개그맨의 말처럼 '정말 가관이야'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10년 전, 20년 전에 써먹었던 지하철 연장, 대학교 유치, 종합병원 등 단골 공약이 등장한다.

문제는 20년이 지났지만 한명의 국회의원도 이를 지킨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수십여번 우려먹을 대로 우려먹었음에도 불구 다시 꺼낸다는 것은 유권자들의 기억상실 때문이 아닌가 싶다.

정당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능력, 그리고 실천 가능성에 투표해야 하지만 오직 자기가 지지하는 정치적 이념에 도박을 거는 유권자들이 더 많은 김선달을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본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데 올해도 빈 수레는 또 그렇게 김선달이 끌고 가고 있다.

/김은섭 경기본사 사회2부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