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청, 국방부·항공청과 건물 높이 협의
전파 등 난제…디자인 공모, 하반기에나 윤곽
지난해 5월15일 인천시청에서 송도국제도시 랜드마크 건설 내용을 담은 '송도 6·8공구 기본협약' 체결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제공=인천경제자유구역청
▲ 지난해 5월15일 인천시청에서 송도국제도시 랜드마크 건설 내용을 담은 '송도 6·8공구 기본협약' 체결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제공=인천경제자유구역청

151층짜리 '인천타워' 건립이 무산됐던 인천 송도국제도시 6·8공구 개발 사업이 초고층 건축물 높이 때문에 다시 발목이 잡혔다. 고도 제한 문제로 협의가 장기화하면서 랜드마크 타워 윤곽이 나올 국제 디자인 공모는 기약 없이 늦어지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송도 6·8공구 랜드마크 타워 건립을 둘러싼 유관기관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초고층 빌딩으로 추진되는 랜드마크 타워에 걸림돌이 된 건 건축물 높이다. 지난해 5월 우선협상대상자인 ㈜블루코어PFV와 6·8공구 개발 사업 기본협약을 체결한 인천경제청은 건축물 계획을 놓고 서울지방항공청과 협의를 벌이고 있다. 초고층 빌딩이 인천대교 건너 인천국제공항과 마주보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초고층 건축 계획은 군 시설인 레이더 기지 전파 방해 문제로도 번진 상황이다.

변주영 인천경제청 차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6·8공구 개발 사업 현안은 고도 제한”이라며 “국방부와 레이더 기지 문제도 풀어야 한다. 과거 미단시티 사례를 참고해 해법을 찾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인천경제청은 영종국제도시 카지노 복합 리조트 조성 과정에서도 레이더 문제로 국방부와 갈등을 빚었다. 미단시티 개발 사업에서 초고층 건물이 계획되자 국방부가 공군 미사일 기지와 가깝다며 고도 제한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국무조정실이 중재에 나선 끝에 2015년 건물 높이를 낮추고, 레이더를 상향 조정하는 방향으로 일단락됐다.

랜드마크 타워 밑그림이 나올 국제 디자인 공모도 기약이 없다.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 지 6년 만인 지난해 사업자와 기본협약을 체결하며 인천경제청은 “단순한 높이와 규모만으로는 진정한 랜드마크 역할을 할 수 없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국제 디자인 공모를 개최하는 것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초고층 구상 단계부터 제동이 걸리면서 공모도 안갯속에 빠졌다. 인천경제청은 올 하반기에나 공모안이 구체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본협약에서 '103층 이상'으로만 언급된 층수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2006년부터 추진된 151층 인천타워 건립은 경기 침체로 표류했지만, 유정복 인천시장이 '최고 수준의 인천타워 건립'을 공약하면서 초고층 빌딩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랜드마크 타워를 포함한 6·8공구 개발 면적은 128만1000㎡, 총 사업비는 7조6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랜드마크 타워 층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