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2조, 2047년까지 20여년 뒤 얘기”
'기업 자금 투입 정부 예산처럼 호도'
“원전 필수?…RE100 미포함” 반박
▲  SNS 라이브방송하는 김동연 지사. /김동연 경기지사 인스타그램 캡처
▲ SNS 라이브방송하는 김동연 지사. /김동연 경기지사 인스타그램 캡처

김동연 경기지사가 윤석열 대통령의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금액 등 발언에 대해 맹비난했다. 윤 대통령이 기업들의 투자액을 마치 정부가 예산을 투입하는 것처럼 호도하면서 이미 밝힌 내용을 재탕, 삼탕했다는 이유다. 또 김 지사는 반도체 수출을 위해 RE100이 중요한데 윤 대통령이 원전만을 강조한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지사는 18일 자신의 SNS를 통해 “(윤 대통령이 말한) 622조 투자는 자그마치 2047년까지로 앞으로 23~24년 뒤 얘기”라며 “과거 전 정부 때 투자, 지난해 발표한 삼성의 용인 남사 300조까지 다 포함한 돈”이라고 했다.

김 지사가 언급한 622조원은 윤 대통령이 지난 15일 성균관대(수원)에서 한 민생토론회에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관련 발언 중 나온 금액이다. 윤 대통령은 당시 “경기남부를 관통하는 세계 최대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다”며 “622조원 규모로 예상하는 투자를 이미 시작했다”고 했다.

다만 이는 김 지사의 말처럼 삼성전자가 용인 국가산업단지, 평택 일반산업단지 등에 짓는 500조원과 SK하이닉스가 용인 일반산업단지에 122조원을 투자하는 금액을 합산한 수치다. 정부는 올해 반도체 인프라 구축과 연구개발 등으로 1조3000억원만 반영했다.

게다가 윤 대통령의 계획 자체가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21년 5월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발표한 'K반도체 전략'을 기반으로 한다. 당시 문 전 대통령은 앞으로 10년 동안 51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윤 대통령이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원전이 필수라는 주장도 지적했다. 반도체 라인 증설을 원전으로 충당하고 신재생에너지를 외면하는 건 반도체 등 품목들의 수출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한다는 취지다. 정부는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예산을 지난해 1조489억원에서 올해 6054억원으로 줄였다.

김 지사는 “정말 세계 트렌드나 내용을 잘 모르는 무식한 얘기”라며 “원전은 RE100에, 신재생에너지에 포함하지 않는다. 몇 년 안에 RE100을 달성하지 못하면 반도체를 포함한 우리 수출품목들 길이 막힌다”고 했다.

/최인규 기자 choiinko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