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만 네 차례…여전히 미궁
“디아스포라는 부적절” 확인
“개방성 콘텐츠” 애매한 결론
시 “인천 역사·정신 포괄할 것”
▲ 인천시가 에이블비㈜에 의뢰해 받은 인천시립미술관 전시공간 등 기본설계 용역 최종보고서 중 공간 예상도. 인천시립미술관 기획전시실

2027년 인천시립미술관 조성을 목표로 하는 인천시가 관련 연구용역만 네 차례 걸쳐 진행하면서도 여전히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제기되던 '디아스포라'마저 시립미술관 전체를 대표하는 콘텐츠로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최신 용역에서 나왔다.

인천시는 국민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의뢰한 '인천시립미술관 운영방안 연구' 결과 보고서를 17일 공개했다.

▲ 인천시가 에이블비㈜에 의뢰해 받은 인천시립미술관 전시공간 등 기본설계 용역 최종보고서 중 공간 예상도. 수장고.<br>
▲ 인천시가 에이블비㈜에 의뢰해 받은 인천시립미술관 전시공간 등 기본설계 용역 최종보고서 중 공간 예상도. 수장고.

보고서는 인천시립미술관이 어떤 정체성을 가져야 하는가를 주요하게 다뤘는데, '디아스포라 미술관'에 대해서는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봤다.

“인천이 근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이주의 지역이 됐으나 이는 확장된 장소의 개념이지 디아스포라를 미술관 전체로 규정하는 시각은 위험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술관의 정체성으로도 가치가 없다고 못 박았다. 대신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는 '개방성'을 주된 콘텐츠로 잡자고 모호한 결론을 내렸다.

인천시립미술관 논의가 시작된 수년 전부터 가장 핵심이 될 미술관의 성격조차 정하지 못하던 인천시가 간신히 하나의 축으로 설정한 '디아스포라' 마저 부정되는 결과가 나오면서 앞으로 더 갈피를 잡기 어려울 전망이다.

▲ 인천시가 에이블비㈜에 의뢰해 받은 인천시립미술관 전시공간 등 기본설계 용역 최종보고서 중 공간 예상도. 어린이미술관.
▲ 인천시가 에이블비㈜에 의뢰해 받은 인천시립미술관 전시공간 등 기본설계 용역 최종보고서 중 공간 예상도. 어린이미술관.

시는 그동안 미술관 관련해서 용역만 여러 번 했다. 2019년에 전시콘텐츠 발굴 용역, 2021년 소장품 연구 용역, 이번에 발표된 2023년 이용방안 연구용역과 전시공간 관련 용역 등이다.

시는 지하1층에 어린이 미술관과 수장고를 두고 지상 1층은 뉴 미디어실과 기획전시실1, 2층엔 기획전시실 3개를 설치하는 등의 공간 구성은 마무리한 상태다.

다만 어떤 내용으로 전시실을 채울지에 대해서는 세부계획과 확정된 방향을 계속 완성하겠다는 입장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시민들의 염원이었던 시립미술관을 이제서야 짓는데 인천의 역사와 예술 정신을 포괄할 수 있는 종합 미술관으로서 역할 하기 위해 콘셉트를 구체화하고 있다”며 “전시의 내용과 어떤 작품을 소장하는지가 이를 결정하는 핵심이 될 것이며 이번 용역 결과도 참고삼아 전체적인 방향을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