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대 '마이바흐' 리스로 구매
운행 1년2개월 만에 엔진 불량
수리만 7개월…차는 옥상 방치
“매달 낸 리스료 차액 보상해야”
센터 “요구사항 수용 어렵다”

“벤츠가 고급 차량이라 믿고 구매한 건데 결함 문제뿐 아니라 사후 처리도 부실하니 앞으로 어떻게 믿고 타겠어요?”

2억원대 최고급 벤츠 차량에서 엔진 불량 등 결함이 발생했는데도 벤츠코리아와 서비스센터 측 대처가 미흡해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인천일보 취재 결과 수원에 거주하는 A씨는 2022년 2월쯤 2억6000만원대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580 4매틱' 세단 차량을 일산 한 딜러사로부터 리스 받았다.

차량을 운행한 지 1년2개월 만인 지난해 4월 그는 운행 중 시속과 상관없이 엔진 부근에서 '부우웅'하는 소음이 자주 발생하는 현상을 겪었다. 또 차량 RPM(분당회전수)이 불안정하게 한 칸씩 떨어지는 모습을 확인했다.

결국 A씨는 안양 한 서비스센터에 수리를 맡겼고, 서비스센터는 점검을 통해 엔진 소음 원인이 크랭크 샤프트에서 풀리가 이탈하면서 핀 1개가 파손되는 문제 때문이라고 파악했다.

서비스센터는 '엔진 완전분해 및 조립이 필요하다'며 지난해 5월 1차 부품 발주, 6월에 2차 부품 발주를 했지만 크랭크축 베어링 등 일부 부품이 입고되지 않는 등 문제가 있다며 7개월 만인 지난해 11월 수리를 완료했다.

A씨는 길었던 수리 기간 동안 매달 300∼400만원가량 지불한 리스료 차액 보상을 요구했지만, 벤츠코리아 측은 보상 대신 품질보증 기간만 2년 연장해주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이에 A씨는 현재까지 차량 인수를 거부한 상태다.

그는 “6개월이면 신차를 주문해도 2~3번 인도받을 수 있는 시간인데 그때까지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해 답답했다”며 “확인해보니 독일 벤츠사 생산라인 조립 불량으로 차량이 연쇄적인 고장이 났고, 부품 입고도 물류시스템 변경 등으로 지연됐다고 하는데 모든 게 전산화된 요즘 시대에 벤츠가 구시대 방식을 이용한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고 토로했다.

이어 “서비스센터는 6개월간 차량을 실외 옥상에 바디커버만 씌운 상태로 방치하고 최선이라고 했다”며 “벤츠코리아 측은 당사자에게 연락도 없었고, 보상을 요구하니 보증기간 2년 연장 외에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며 완강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서비스센터 관계자는 “차량 수리는 절차대로 잘 마무리됐다”며 “본사, 딜러사 측에서 차주가 요구하는 사항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혜진 기자 tru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