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즈 3월 15·16일 공연 무대
'브람스 교향곡' 새로운 해석 '환호'
▲ 지난 13일 오후 7시반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 '2024 신년음악회'에서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신임 예술감독 김선욱이 손을 마주잡고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는 모습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신임 예술감독 김선욱이 대장정의 첫걸음을 뗐다.

지난 13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 '2024 신년음악회'는 그동안 피아니스트로 세계적인 사랑을 받아온 김선욱이 '지휘자'로 변모하며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무대였다. 공연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전석 매진될 만큼 청중의 기대도 컸다.

그가 데뷔 무대에 들고 온 곡은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서곡 ▲스트랴빈 피아노 협주곡 f# 단조 작품 20 ▲브람스 교향곡 1번 C단조 작품 68이다. '성장'을 첫 무대의 주제로 밝혔던 그는 특히나 베토벤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10년의 세월을 걸쳐 완성한 브람스의 교향곡 제1번을 선곡하며 지휘자로서 성장해갈 자신의 포부를 당당하게 선보였다.

먼저 공연의 포문을 연 모차르트의 걸작 '피가로의 결혼'은 김선욱 예술감독이 경기필과의 첫 시작을 축하하는 동시에 앞으로 펼쳐질 날들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마련됐다. 악보를 완벽하게 외워 무대에 선 김 감독은 오케스트라와 짧지만 강렬하게 맞춰온 호흡을 자랑하듯 음악의 흐름, 연주의 움직임까지 에너지 있게 관장했다.

이어진 스크랴빈 피아노 협주곡 무대에는 '건반 위의 구도자'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협연으로 청중의 큰 호응을 얻어냈다. 쇼팽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던 시기 스크랴빈이 선보였던 해당 곡은 3악장으로 이루어져 때로는 서정적이고 짙은 선율을, 때로는 낭만적이고 폭발적인 선율로 뜨거운 감정을 전했다.

지난 13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 ‘2024 신년음악회’에서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는 모습.
▲ 지난 13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 ‘2024 신년음악회’에서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는 모습.

특히 오케스트라와 운율을 맞추며 완벽한 하모니를 만들어간 백건우의 노련함에 관객들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김선욱의 손끝에 맞춰 연주하다가도 클라이맥스를 향할 땐 연륜이 묻어나는 유려한 연주로 오케스트라를 힘 있게 끌어나가 완벽한 조화를 보여줬다.

무대가 끝난 뒤 다섯 번이나 커튼콜에 불려 나오면서 김선욱 감독의 손을 마주 잡고 하늘 높이 치켜들어주는 모습도 두 예술가를 모두 사랑하는 팬들의 마음을 벅차게 만드는 장면이었다.

마지막으로, 이날 음악회의 하이라이트였던 브람스 교향곡은 새로운 지휘자의 새로운 해석으로 재탄생하며 경기필의 변화무쌍한 미래를 예고했다.

역시 악보 없이 완벽하게 곡을 마스터한 채 관객 앞에 선 김 감독은 악기 파트별로 세밀하게 음을 리드했다. 2악장에선 관악기와 현악기의 완급을 섬세하게 조절하며 풍부한 감정을 살려냈고, 3악장에선 오케스트라 전체를 하나의 물결로 모으며 4악장을 웅장하게 마무리했다.

▲ 지난 13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 ‘2024 신년음악회’가 끝나고 깜짝 사인회가 열린 모습.
▲ 지난 13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 ‘2024 신년음악회’가 끝나고 깜짝 사인회가 열린 모습.

이날 공연은 깜짝 사인회까지 많은 인파가 모여들며 성황리에 마쳤으며,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오는 3월 15~16일 마스터즈 시리즈Ⅰ 베토벤 교향곡 3번을 시작으로 올해 다섯 번의 마스터즈 시리즈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공연 정보 및 티켓 예매 등 자세한 사항은 경기아트센터 누리집(ggac.or.kr)에서 확인하면 된다.

/글·사진 박지혜 기자 p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