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 시 1개 학급만 체육 가능
학부모 “학생 뛰어놀 권리 침해”
학교 “2년 전 학부모 건의 사업”

정부가 학생 건강 증진을 위해 체육 활동을 확대하기로 한 가운데 인천 부평구 한 초등학교에서 운동장 부지에 급식소를 짓기로 하자 학부모들이 “학생의 뛰어놀 권리가 침해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11일 인천일보 취재 결과, 인천북부교육지원청은 부평구 굴포초 운동장에 1층짜리 급식소를 짓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급식소 증축 공사를 위한 실시 설계는 내달 14일 마무리될 예정이며, 올 12월 준공을 목표로 5월 말이나 6월 초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공사에 투입되는 예산은 총 42억원이다.

하지만 이 소식을 전해 들은 해당 학교 학부모들은 사업 추진을 우선 중단하고 의견 수렴을 통해 운동장 축소를 막을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운동장에 급식소가 들어서게 되면 1개 학급만 체육 수업이 가능할 정도로 면적이 축소되며 체육 대회 등 각종 행사가 중단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운동장 전체 면적은 3270㎡이며 이 중 급식소가 차지하는 면적은 978.57㎡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급식소가 들어서면 운동장 면적의 약 30%가 사라진다는 얘기다.

한 학부모는 “아이들은 운동장에서 뛰어놀 권리를 갖고 있는데 운동장이 반토막 나게 되면 그 권리를 침해받을 수밖에 없다”라며 “학생 수 감소로 발생하는 빈 교실을 식당 홀로 활용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 운영위원회는 착공 시기 연기를 요구할지를 묻는 '굴포초 식당 증축 시 운동장 보존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학부모 의견을 취합해 교육지원청 등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날까지 총 420명이 설문에 참여했다. 상황이 이렇자 학교 측도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교육지원청은 이 결과를 토대로 착공 시기를 재확정할 방침이다.

학교 관계자는 “이번 공사는 2022년 학부모들이 급식소 신축을 건의해 결정된 사업”이라며 “추후 예산이 확보되면 급식소 건물 위에 강당을 지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