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애리
▲ 디오니소스 극장
▲ 디오니소스 극장

그리스 아테네로 문화예술 기행을 떠나봅니다. 기원전 400년을 전후해서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 아테네(Athene)가 가장 번성했던 시절, 그리스가 최고의 문화예술을 꽃피웠던 곳입니다. '아테네' 하면 지혜의 여신 아테나(Athena)가 떠오르고 아테나를 모셨던 파르테논 신전(Parthenon)이 떠오릅니다. 전설에 의하면, 아테나가 그리스 시민들에게 올리브 나무를 선물한 덕분에 아테네의 수호신으로 섬겨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평화와 풍요를 상징하는 올리브 나무들은 지금도 그리스 땅에 넘쳐나고 있습니다.

아테네 시내에 들어서면 저 멀리 높은 언덕이 눈에 들어옵니다. 아크로폴리스(Acropolice)라 불리는 곳으로, 옛 그리스 도시 국가들은 아크로폴리스를 방어 기지로 삼아 주위에 높은 성채를 세웠고, 언덕 위에는 신전을 건립하여 종교적 정치적 활동의 중심지로 삼았습니다. 아크로폴리스로 올라가기 전에 아고라 (Agora)라는 넓은 광장을 만나게 되는데, 아고라는 사람들이 모이는 일종의 집회 장소로, 당시 정치 종교 활동 및 물건을 사고파는 곳으로 아테네 시민들의 삶의 터전이었습니다. 비록 여성이나 노예들을 제외한 자유민에 해당하는 남성들의 모임 장소이긴 했지만, 고대 그리스의 민주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해주는 장소입니다. 당시 최고의 민주정치를 실현한 페리클레스(BC 495~BC 429) 왕이 연설을 하고 주위에서 아테네 시민들이 각자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모습이 눈에 그려집니다.

아크로폴리스로 올라가는 언덕 비탈면에 또 다른 시민들의 공간이 나옵니다. 바로 디오니소스 극장(Dionysos)으로 음악 경연대회를 거행하고 연극 공연을 관람하던 장소입니다. 고위직 사람들의 좌석이 정해져 있지만, 당시 시민들이 비극과 희극을 관람하며 함께 울고 웃으며 공감했던 장소로 아고라와 더불어 그리스의 인본주의, 민주주의를 느끼게 하는 장소입니다.

▲ 파르테논 신전의 조각
▲ 파르테논 신전의 조각

드디어 언덕을 올라가 프로필라이아(Propylaia : 돌기둥이 양쪽에 서 있는 약 23m 통로)를 통과하고 신전들이 모여있는 광장에 도달하면, 지붕이 날아가 버린 파르테논 신전이 보입니다. 남아 있는 구조물만으로도 파르테논 신전이 얼마나 고전적인 양식으로 비례 조화 균형을 중요시하여 지어진 건물임을 알 수 있습니다. 열주에 의해 느껴지는 안정적이면서도 장엄한 느낌은 고대 그리스인들의 높은 미적 수준을 보여 줍니다. 파르테논 신전에는 특별한 건축 비밀도 숨겨져 있다 하지요. 신전 기둥의 중간을 부풀리게 하는 엔타시스(entasis 배흘림)기법을 사용하여 기둥을 멀리서 보았을 때는 오히려 기둥이 직선으로 보이게 했다고 합니다. 파르테논 신전 외에도, 이오니아식 기둥으로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는 니케 신전(Nike)과 기둥 자리에 여인의 조각상들을 가져다 놓은 에렉테이온 신전(Erechthion)의 아름다움은 감탄을 연발하게 합니다.

▲ 에렉테이온 신전
▲ 에렉테이온 신전

조각이나 미술 분야에도, 고대 아테네는 위대한 혁명을 일으켰습니다. 이전 시대에는 주술적인 목적에 의해 작품을 제작하다 보니 작가들이 많은 규제를 받아왔습니다. 그러나 고대 그리스부터 작가들이 각자 자유롭게 미(美)를 추구하는 예술을 행하게 된 것입니다. 대영박물관의 엘긴 마블(Elgin Marblr, 영국의 엘긴 경이 그리스로부터 영국으로 가져간 파르테논신전의 대리석 조각)만 보더라도 당시 그리스인들의 심미안이 얼마나 뛰어났는지 알 수 있습니다. 헬레니즘 시기를 거치며, 고대 그리스인들은 아름다운 8등신 여인 밀로의 비너스, 승리의 여신 등의 조각상들도 만들어 내면서 유럽 문화예술의 모범을 보여 주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테네 시내에 있는 아카데미아(Academia)를 소개합니다. 민주적인 사회에서 아름다운 예술품들이 만들어지고 있을 무렵 고대 그리스의 철학가들은 인간을 탐구하고 있었습니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동상이 앞에 세워있는 아카데미아(현재는 교육부의 학문 연구소)는 우리에게 옛 그리스 철학가들을 상기시켜 줍니다. 이것으로 서구 문명의 요람, 민주정치의 발상지, 유럽 문화예술의 원천지, 철학의 도시였던 아테네 기행을 마칩니다.

▲ 나애리 전 수원대학교 유럽학부 교수
▲ 나애리 전 수원대학교 유럽학부 교수

/나애리 전 수원대학교 유럽학부 교수



관련기사
[나애리의 유럽문화예술기행] 고대 로마 고대 로마로 문화 기행을 떠나봅니다.늑대 젖을 먹고 자라났다는 로물루스(Romulus) 형제들이 조그만 도시에 로마를 건국한 후, 약 700년 동안 고대 로마는 지중해 문명권을 모두 통치하게 되고, 아우구스투스를 초대 황제로 로마제국을 세웠습니다.(BC27년) 로마제국 건립 이전, 공화정 시대에 크게 활약했던 인물이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로 유명한 카이사르입니다. 그렇게 대단했던 고대 로마도 결국 게르만 용병들에 의해 서로마가 멸망하게 됩니다.(AD476년) 고대 로마가 남긴 유적들이 얼마나 대단했으면, 17~18세기에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