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서울이 함께 힘을 모아 해결해야 할 현안들이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3개 자치단체장들은 조만간 서로 만나서 수도권에 직면한 문제를 풀자던 '공언'을 저버린 채 수수방관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들 지자체장은 지난해 11월 곧 회담을 열어 지역 간 갈등과 관심사 등을 해소하자고 했지만, 지금으로선 오리무중에 빠진 상태다.

인천시 얘기를 종합하면, 여섯 번째 수도권 3자 회담과 관련해 인천·경기·서울 간 본격적인 일정 조율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11월16일 서울에서 5번째 만남을 가진 뒤 다음 일정을 연말이나 새해 1월로 언급했던 일과 사뭇 다른 형국을 드러낸다. 인천·경기·서울이 함께 해결해야 하는 큼직한 이슈들이 대기 중인데도,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새해로 접어들어 각종 문제들은 모습을 달리하거나 몸집을 불리는 중이지만, 3자 회담은 실무진끼리만 알음알음 진행하는 행태를 보인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언제 재개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3개 지자체가 안고 있는 사안은 크게 3가지다.

김포시의 서울 편입론을 비롯해 지하철 연장과 수도권매립지 종료 등이 꼽힌다. 지역 간 갈등의 씨앗을 품었던 김포시 서울 편입은 최근 여러 이유로 관심과 호응을 별로 받지 못한다.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 협상은 해를 넘겼고, 수도권매립지 종료 기한은 당장 내년으로 다가왔음에도 대체매립지 선정은 진전되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서울 5호선 연장 노선의 경우 인천시와 김포시가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지역 간 갈등만 키운다. 수도권매립지도 인천·경기·서울과 공동으로 풀어야 하는 숙제지만, 대체매립지 조성에 서로 원론적 입장만 밝힌 형편이다.

국내 인구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수도권의 현안은 초미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수많은 시·도민이 안고 있는 민원 대상을 시급하게 해결하지 않으면, 결국 큰 문제로 번지게 된다. 지자체장들도 그대로 방치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뻔히 안다. 따라서 하루라도 빨리 3개 시·도지사가 만나는 일이 관건이다. 그렇게 대화를 시작해 공감대를 형성할 때 반전을 이룰 수 있다. 이들이 한 대(對)시민 약속을 꼭 지켜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