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용렬 대한노인회 인천시연합회장.
▲ 박용렬 (사)대한노인회 인천시연합회장

“100년을 살아보니 인생 황금기는 60세에서 75세이며, 80세가 돼야 노년기에 접어든다.”

철학자 김형석 교수가 2016년 책 '백년을 살아 보니'를 출간한 후 모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김 교수는 “오십에는 팔십이 됐을 때 삶의 조각품을 완성해야 한다는 준비와 계획으로 제2의 마라톤을 달리는 각오로 재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년 세대에게 앞길을 열어 주는 말이다. 또 노인들에게는 “잘 늙는다는 것은 내가 푸대접을 받아도 상대방을 대접하는 인격과 교양을 지니는 것”이라고 가르침을 주었다.

2024년 갑진년이 시작됐다. 새해, 희망을 이야기하지만 한편에서는 걱정도 떨칠 수도 없다. 4월 총선 때문이다. 선거 때가 되면 여기저기서 노인 폄훼 발언이 터져 나온다. 철없는 사람들의 인기 영합주의로 가볍게 치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노인 폄훼 발언'은 사회분열의 시작이 될 수 있다.

젊은 세대들이 노인들을 '꼰대'라고 부르는 것을 자주 듣는다.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타인에게 강요'한다는 뜻의 은어이다. 그러나 노인들도 이제는 변화하고 있다.

“우리는 사회의 어른으로서 항상 젊은이들에게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지니는 동시에…”

노인들이 지켜야 하는 덕목을 규정한 '노인강령'의 일부다. '노인강령'은 서문을 포함하여 3개 덕목이 있다. 첫째가 존경받는 노인, 둘째가 경로효친을 바탕으로 한 가족제도, 셋째가 젊은 세대 봉사와 정의 사회구현이다.

흔히 우리 사회는 노인을 '부양받는 세대'로 사회적 혜택만 받는 세대라고 인식하고 있다. 잘못된 인식이다. 경로당을 한번 살펴보자. 현재 인천에는 1548개의 경로당이 있다. 예전 경로당은 단순히 노인의 사랑방 역할을 해 왔다. 노인들이 여가를 즐기는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2000년도에 들어서면서 경로당은 봉사하는 노인시설로 발전했다. 대한노인회가 경로당을 운영하기 위해 규정한 '경로당 운영규정'에도 '경로당은 노인의 권익 신장과 복지증진 및 봉사활동 등 사회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즉 부양받는 노인이 아니라 사회를 책임지는 생산적인 노인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대한노인회 인천시연합회도 마찬가지다. 노인조직을 총괄하는 사무처를 비롯해 경로당광역지원센터(2013년)와 노인자원봉사지원센터(2015년), 노인취업지원센터(2018년)를 차례로 개소했다. 또한 10개 군·구지회와 인천시노인복지관, 7개 시·군·구 노인복지관을 위탁 운영하고 있다. 또 노인지도자대학을 비롯해 9개 군·구에 노인대학을 운영하며 지역사회를 선도하는 노인지도자를 양성하고 있다. 특히 현재 92개 봉사클럽에서 1840명이 다양한 분야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노인취업' 사업은 구별로 5개 취업센터를 설립해 구직 희망 노인의 취업 상담 및 사후관리로 노인들의 사회 활동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처럼 노인들은 보살핌과 지원만을 기대하는 세대가 아니라 국가와 사회에 봉사하고 존경받는 노인으로 시민과 함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새해가 밝았다. 분열보다는 화합을, 욕심보다는 봉사를, '꼰대' 보다는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노인으로 2024년을 시작한다. 모든 세대가 보듬고 아우르며 함께 하는 2024년이 되기를 바란다.

/박용렬 (사)대한노인회 인천시연합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