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 덧씌우기 제안 지역사회 술렁
대학병원 기대했던 송도 주민들
거리 곳곳 반대 현수막·항의글
인천시 “검토한 적 없다” 선 긋기 나서
송도세브란스 병원 착공에 들어간 연세대 측이 이 병원에 인천 제2의료원 기능을 덧씌우자고 제안해 지역사회가 한바탕 술렁였다.
하지만 인천시는 “제안 받은 바도 없고 검토한 적도 없다”며 명확한 선 긋기에 나섰다.
3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금기창 송도세브란스병원 건립추진본부장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송도세브란스 병원을 보라매병원처럼 공공의료병원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송도세브란스병원은 2026년 12월 개원을 목표로 연세대 국제캠퍼스 8만5950㎡ 부지에 지하 3층∼지상 15층 800병상 규모로 만들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공정률은 약 70%다.
금 본부장의 발언은 2022년 12월 착공에 들어간 송도세브란스병원 건립에 인천 제2의료원 사업비를 투입해 건물을 완공한 뒤 연세대가 세브란스 병원의 소유권 없이 위탁 운영하겠다는 뜻이다.
세브란스병원에 제2의료원 기능이 덧씌워진 시스템인데, 서울시가 지은 뒤 서울대병원이 위탁 운영하는 서울시 보라매병원도 이와 비슷한 형태다.
이 같은 연세대 제안이 알려지자 대학병원을 기대했던 송도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인천시청 주변과 송도 거리 곳곳에는 이에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렸고, 송도 주민들로 이뤄진 커뮤니티에서도 이에 항의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한 송도 주민은 “세브란스 만들고 그 옆에 인천의료원까지 만드는 게 아닌 이상 절대 반대”라며 “온전한 세브란스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강구(국·연수구5) 인천시의원 역시 “건축 비용을 줄이기 위해 연세대가 언론을 통해 한 번 흘려본 게 아닐까 싶다”며 “실체도 없고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이고, 지역에서도 발끈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송도세브란스 병원 사업과 별개로 시는 현재 제2의료원 사업 국비 확보를 위해 기재부 예비타당성 조사 신청을 준비 중이다.
시 관계자는 “우리도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기에 많이 당황했다”며 “공식적으로 연세대 측에서 요청이 들어온 것도 없었고, 관련해서 검토한 바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제2의료원은 부평 캠프마켓 쪽으로 가기로 주민들과 약속까지 한 상황인데, 이런 얘기가 나온다는 건 시민들과 약속을 깨는 것이기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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