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의장 자격 없다” 고강도 비판
허 의장 “참고용…내용 찬반은 안해”
잇따른 막말로 구설수에 오른 국민의힘 소속 허식 인천시의회 의장이 이번엔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는 듯한 역사 인식을 보여 논란에 휩싸였다.
허 의장이 5·18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평가를 부정하는 내용이 담긴 신문을 각 의원실에 보내 의원들 내부에서조차 “의장 자격이 없다”는 강도 높은 비판이 나오고 있다.
3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허 의장은 시의회 각 의원실에 특정 언론사 신문을 배포했다.
문제는 기사 내용이다. '5·18특별판'이라며 총 40개면으로 편집돼 발간된 해당 신문에 담긴 기사들은 5·18을 민주화운동으로 보기 어렵고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 상당수가 5·18과 관련 없는 인물들이라는 주장을 담고 있다.
신문 얼굴격인 1면에 실린 타이틀 기사 제목은 '5·18은 DJ세력·北이 주도한 내란'이며 2면 타이틀 기사 제목 역시 '가짜 판치는 5·18유공자…광주의 진실을 묻다'이다.
5·18운동이 군부 쿠데타 세력과 맞서 싸운 민주화 운동에 해당한다는 역사적 평가와 일반 대중 상식에 반하는 내용이다.
익명을 요구한 A시의원은 “극우 유투버나 할 일을 의장이란 사람이 하고 있다”며 “역사 인식이, 역사적 사실관계조차 제대로 파악 못하는 수준”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또 다른 B시의원 역시 “신문을 이렇게 나눠 준 적은 처음인데 자신의 정치색을 의도적으로 보여준 것”이라며 “의장은 당적을 내려놓고 정치적 중립을 지키면서 의회를 이끌어가는 자리이다. 이번 일은 윤리위원회에 회부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허 의장은 해당 신문을 전 의원실에 배부했다가 논란이 되자 민주당 소속 의원실에 배부한 신문들은 다시 회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오늘(4일) 시의회에서 열리는 의장단 회의에서 이번 일에 대해 강력히 항의할 예정이다.
허 의장의 언행이 논란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0일 '제물포르네상스 대시민보고회' 축사 중 허 의장은 미추홀구를 비하하는 발언을 해 공식 사과문을 내기도 했다.
이 외에도 그는 '문재인 구속', '경찰 나부랭이 처벌', '우리 교육 공산주의 교육' 등 막말로 구설에 올랐다.
허 의장은 이에 대해 “1면에서 40면까지 이렇게 한 사안을 다룬 게 이례적이라서 의원들에게 참고하라고 신문을 보낸 것일 뿐, 기사 내용에 찬성한다거나 반대한다는 얘기는 하지 않았다”며 “우리 지방의회에서는 여야가 잘 합의해서 나가기 때문에 중앙의 정치적 이슈를 다루지 않는다. (신문을 보낸 것도) 이슈화 시키려고 한 게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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