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16일 극지연구소 '케이(K)-루트 탐사대'가 남극장보고과학기지를 출발했다. 목적지는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건설이 추진되는 남극내륙기지. 탐사대는 1512㎞에 이르는 육상 길을 개척하며 기지 후보지에 다다랐다. 장보고기지를 떠난 지 46일 만이었다.

극지연구소는 K-루트 탐사대가 지난달 31일 최종 목표 지점인 남극내륙기지 후보지에 도착했다고 2일 밝혔다.

남극내륙기지 후보지는 남위 76도 11분, 동경 117도 36분에 위치한다. 프랑스·이탈리아가 공동 운영하는 '콩코르디아 기지', 러시아 '보스톡 기지'와 250∼300㎞ 정도 떨어져 있다.

극지연구소 관계자는 “이 지역 빙하 두께는 최소 3200m 이상이라 100만년 전 기후 복원이 가능하다”며 “최저 기온이 영하 80도 아래로 내려가기 때문에 극한지 탐사기술 연구 유망지”라고 설명했다.

이번 탐사로 장보고기지와 남극내륙기지 후보지를 잇는 1512㎞에 이르는 K-루트도 확보됐다. K-루트는 남극 내륙에서 연구·보급 활동을 위해 개척하는 육상 길이다.

남극내륙기지는 2032년을 목표로 건설이 추진되고 있는데, 비행기로 물자를 보급하면 기상과 비용 문제가 뒤따르기 때문에 기지 건설·운영 과정에서 육상으로 이동하는 경로가 필요하다. 남극 내륙에서 독자적인 루트를 보유한 나라는 미국·중국·일본 등 5개에 불과하다.

K-루트 탐사대는 후보지에서 기지 건설에 필요한 연구 활동을 수행하고, 다음달 중순 장보고기지로 돌아올 예정이다. 신형철 극지연구소장은 “이번 K-루트 개척으로 몇몇 선진국만 가능했던 남극 내륙 연구의 문이 열렸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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