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별 체력 과학적 측정·평가
운동 상담·처방 국가 공인기관
미추홀구·동구·연수구 한곳씩
생활체육 참여 동기부여 유도
“약점·운동법 파악 가능” 만족감
▲ 인천동구체력인증센터에서 운영하는 체력증진교실 모습. 체력증진교실은 전문 운동처방사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다.

'새해에는 운동을 한번 시작해볼까'

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위해 운동을 다짐한다.

평소에는 한산한 동네 헬스장이나 수영장도 연초가 되면 새로운 사람들로 북적인다는 말도 이 같은 '새해 다짐' 문화에서 비롯한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나의 건강과 체력 상태가 어떤지부터 파악해 보면 보다 효과적으로 운동할 수 있다.

'국민체력100 체력인증센터'는 개인 체력 상태를 과학적 방법으로 측정·평가해 운동 상담과 처방을 해주는 국가 공인 체력 인증 기관으로 만 4세~6세 유아와 만11세 이상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국민 건강을 증진시키고 개인별 체력 진단과 맞춤형 운동을 처방해 생활 체육 참여에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도입한 사업으로 현재 전국에서 75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전문가 맞춤형 운동처방…'체력증진교실'

지난달 21일 오전 9시 찾은 인천 동구 송림체육관 내 동구체력인증센터.

“복부에 힘주면서 호흡 들이마시고”

강태윤 건강운동관리사의 지도에 맞춰 '체력 증진 교실' 참가자들이 요가 매트 위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있었다.

전문 운동처방사가 운영하는 체력 증진 교실은 체력 측정과 함께 센터 주요 사업 중 하나로 참가자 특성에 맞춰 생애주기별 또는 체력요인별 체력 향상을 위한 유·무산소 운동을 진행한다.

이날 열 명 남짓 참가자들은 체육관 수영반 이용자들로 강 관리사는 수영에선 주로 쓰지 않는 근육이나 관절 중심으로 스트레칭 운동을 진행했다.

센터 관리 실무 담당자인 박선미 주임은 “2020년 8월 개소 이후 코로나19로 온라인 비대면 방식으로 운영하다 올해(2023년)부터는 오프라인 대면 수업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내년(2024년)부터는 정기적인 프로그램을 운영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영옥(64·동구)씨는 “체육관에서 수영과 줌바반을 다니고 있는데 지난 9월 한 체력 측정에서 근력은 괜찮은데 유연성은 떨어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체력 증진 교실에서) 수영과 줌바에서는 잘 안 쓰는 근육 운동법을 배울 수 있고 집에서도 간단히 할 수 있는 스트레칭 및 운동 방법 등을 가르쳐 줘서 좋다. 주변에도 많이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관리사는 “(체력 증진 교실 및 효과 검증반 참가자는) 체력 측정을 통해 운동 전후 몸의 변화를 계량화된 수치로 파악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며 “처음에는 다소 어려워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몸의 기능이 나아지고 건강해 지는 것 같다는 반응이 돌아 올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ROTC, 기간제 채용 가산점 받기 위해 체력 측정…“운동 안하면 인증 등급 받기 힘들어”

오전 10시가 되자 체력 측정을 하기 위해 사전 예약한 남성 2명이 센터를 방문했다.

구청 주차단속요원 기간제 근로 채용 가산점을 위해 방문했다는 장재균(67·서구) 씨는 “평소에 걷기 위주로 건강 관리를 하는데 이곳에서 체성분 분석과 체력 측정을 받아 보니 내 연령대 상대적으로 취약한 점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다”라며 “나중에 건강 관리를 위해서라도 정기적으로 방문해서 체력 측정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 체력 측정 전 화면을 따라 준비 운동을 하고 있는 모습.
▲ 체력 측정 전 화면을 따라 준비 운동을 하고 있는 모습.

체력 측정은 먼저 혈압과 신장, 체중을 측정하고 체성분 검사를 한다. 이후 약 5분간 화면을 따라 준비운동을 마치면 본격적인 측정에 들어간다.

체력 측정은 '건강체력'과 '운동체력' 두 가지로 나뉜다.

일반 성인 기준(만 19세부터 64세까지)건강체력은 근력(상대악력), 근지구력(교차윗몸일으키기), 심폐지구력(왕복오래달리기(20m), 트레드밀, 스텝검사 중 택1), 유연성(앉아윗몸앞으로굽히기)을, 운동 체력은 민첩성(10m 4회 왕복달리기), 순발력(제자리멀리뛰기)을 측정한다.

▲ 체력 측정 후 건강 운동 관리사가 결과지를 놓고 개인별 체력 평가 및 운동 처방을 상담하고 있는 모습.
▲ 체력 측정 후 건강 운동 관리사가 결과지를 놓고 개인별 체력 평가 및 운동 처방을 상담하고 있는 모습.

체력 측정 결과는 1·2·3등급으로 나뉘는데, 1등급은 '다양한 스포츠에 도전하여 활력적이고 주도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체력수준', 2등급은 '활발한 신체활동 참여에 필요한 체력수준', 3등급은 '최소한의 건강 유지에 필요한 체력수준'을 의미한다.

배소현 체력측정사는 “평소 건강 관리를 소홀히 하거나 운동을 안 하면 3등급 받기도 쉽지 않다”며 “만일 인증 등급 이하로 결과가 나오면 참가증만 나온다”고 말했다.

인천동구체력인증센터에서 체력 측정(유연성)을 하고 있는 모습
▲ 인천동구체력인증센터에서 체력 측정(유연성)을 하고 있는 모습

실제 최근 국민체력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체력과 비만 관련 지표는 계속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과학적으로 체력 관리를 하고 있는 국민은 전체 4.6%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학 학군단(ROTC)에 체력 측정 결과를 제출하기 위해 이날 센터를 찾은 송창민(20·남동구) 씨는 “전 항목 1등급이 나올 걸 기대했는데 심폐지구력(트레드밀)에서 다소 떨어지는 결과를 받아 아쉽다”라며 조만간 몸 컨디션을 끌어올려 재측정하겠다고 말했다.

체력 측정이 끝나면 건강 운동 관리사가 결과지를 가지고 결과 분석 및 맞춤 운동 처방 상담을 진행한다.

현재 인천 지역 체력인증센터는 총 3곳으로 미추홀, 동구, 연수구에 한 곳씩 있다.

이곳 동구체력인증센터의 경우 2020년 8월 개소 이후 건강 취약 계층 및 체력 측정을 희망하는 기업이나 단체, 초·중·고등학교 등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출장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박선미 주임은 “새해 다짐으로 운동을 시작하려고 해도 막상 실천하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경우가 많은데 국민체력100 체력인증센터를 통해 어떤 점이 부족하고,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하는지 등을 파악하고 시작하면 보다 쉽고 효과적으로 운동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유희근 기자 allway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