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다. 늘 다사다난한 일상 속에서 크게 달라지는 일은 없다고 해도, 신년을 맞이하는 마음은 설렐 수밖에 없다. 새해엔 무엇을 하고 또 해야 할지를 굳게 다짐하면서 지난해보다는 더 나아지길 소망하는 게 인지상정일 터이다. 이렇게 다가온 새해 갑진년(甲辰年)은 '청룡의 해'를 상징한다. 푸른 용은 변화·성장·풍요로움을 뜻한다고 한다. 모두가 지난 시절 겪었던 간난과 설움 등을 훌훌 털어버리고 풍성하며 알찬 새해로 발돋움하기를 희망한다. 작년에 우리 사회는 변화와 성장을 꾀하며 무던히 달려왔음에도 아직 결실을 거두기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을 받는다. 안팎으로 어려운 국면이 이를 가로막기도 했지만, 그만큼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냐는 물음에 고개를 끄떡이는 이는 많지 않은 듯하다.

 

나라의 미래를 생각하고 민생을 챙기는 정치로

각계에선 올해 전망도 그리 녹록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대내외적인 환경이 밝지만은 않다고 전망한다. 먼저 여야 정치권을 질타하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당리당략에 휩싸여 나라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제 논리만 맞다고 주장하는 탓에 자칫 '대한민국 호'가 난항에 빠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오는 4월엔 총선을 치러야 하는데, 여야가 서로 상대당을 깎아내리고 힘겨루기에만 몰두하는 모습을 띠는 게 대표적이다. 국민들은 제발 이전투구를 그치고 민생을 챙기는 데 힘을 쏟으라고 주문한다. 국내 현안이 수두룩한 데도 이를 외면하다가는 국민들이 정치권에 등을 돌릴 게 뻔하다는 사실을 명심했으면 한다.

북한과의 냉각 관계도 풀어야 할 과제다. 물론 북한이 핵 개발을 멈추지 않는다면 대화를 재개할 수 없다는 정부의 입장을 수긍하긴 하지만,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대남 도발 행위를 막아야겠다는 정책적 판단을 우선적으로 취해야 한다. 선제적이고 결정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에게 북한과의 관계 개선은 여러 모로 중차대하다. 우선 국민들이 안심하고 생업에 전념할 수 있는 기본을 마련하는 게 절실하다는 인식이다. 북한의 도발에 국민들은 무기력한 불안감을 드러낸 채 삶을 꾸리고 있다. 우리는 북한에 핵 개발을 멈추고 남북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촉구한다. '쇠 귀에 경 읽기'라고 여길 수도 있겠지만, 정부에선 멈추지 말고 건설적이고 희망적인 대북 메시지 전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불안정한 세계 정세 속에서 살아남는 길

세계 정세도 계속 불안정하고 요동치는 상태로 가고 있다. 우리에게 풀어야 할 또 하나의 숙제로 남았다. 무엇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충돌과 이스라엘과 하머스의 전쟁은 우리 경제에도 먹구름을 끼게 한다. 가뜩이나 오르는 각종 원가에 각계에서 신음하는 가운데 국민들도 생필품 인상 등에 불편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식량 자급자족도가 낮고 기름 한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로선 세계적으로 치닫는 이들의 전쟁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 현재로선 이들 국가의 싸움과 다툼 종식을 기대하는 수밖엔 뾰족한 방법이 없긴 하지만, 미리미리 우리에게 미칠 영향을 더욱 꼼꼼하게 살펴 대응하는 일이 급선무다.

더불어서 특히 국내 저출산 문제를 그냥 지나칠 수 없겠다. 갈수록 결혼을 하지 않는 이들이 늘고 있고, 결혼에 이르러도 출산을 꺼리는 행태는 정말 심각하다. '인구절벽 시대'가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한다. 아이를 키워낼 환경이 점점 열악한 상태에선 이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방법이 시급하다. 지금으로선 '백약이 무효'인지라 어떻게 손을 댈지 난감하다. 정부나 인천시 등 자치단체에서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갖가지 대책을 내놓고는 있지만, 출산율은 지속적으로 떨어져 세대 불문하고 전반적으로 걱정을 떨쳐버리지 못한다. 이대로라면 '나라의 존망'까지 읊을 정도라고 하니, 무엇보다 선제적인 대처 방안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모두 상생할 토대를 구축하자

이밖에도 새해를 맞아 해결해야 할 과제는 수두룩하다. 실물경기 하락은 물론 경제·산업·안보의 복합위기를 헤쳐나가야 한다. 더구나 지난 수십년간 성장 기조를 떠받쳐온 자유무역 퇴조와 수출 경쟁력 약화는 더 이상 우리의 안주를 허락하지 않는다. 대외 의존도가 높고 외부 환경 변화에 민감한 국내 태생적 한계를 극복할 처방이 절실하다. 이처럼 어려운 때일수록 기댈 수 있는 곳은 결국 '기술과 인재'라고 본다. 여기에 투자하지 않으면 우리는 도태할 수밖에 없다. 시간은 다소 걸리겠지만, 이 곳에 대한 투자는 비용이 아니라는 점을 상기했으면 한다.

직면한 현안을 중심으로 한 '주마간산' 식 고찰이긴 해도, 우리의 미래를 따져보고 펼칠 지도자들이라면 이런 큰 틀에서부터 먼저 해결하라고 주문하고 싶다. 앞날에 대한 기대와 희망 속에서도 불안을 겪는 일은 누구나 안고 있는 평상심으로 여겨진다. 그래도 국민과 정부, 정치권과 기업 등이 힘을 모은다면 두려움을 넘어 이상과 꿈에 더 가까이 도달할 수 있다고 믿는다. 아무쪼록 올해는 대내적으론 화해·포용, 대외적으론 평화·협력 등을 기치로 내세워 정녕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