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등 굵직한 행사 유치전
정부, 공모 지연…결국 해 넘겨
총선 맞물려 상반기 추진 감감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도 5월 코 앞
유 시장 “준비 촉박” 아쉬움 토로
▲2025 APEC 정상회의 유치기원 조형물 제막식 뒤 기념 촬영 중인 유정복 인천시장. /인천일보DB

굵직한 국제행사 유치전에 뛰어든 인천시가 지난해 정부의 공모 불발로 별 소득 없이 해를 넘기게 됐다.

특히 일부 행사는 개최 날이 코앞까지 다가온 터라 인천이 당장 유치를 한다 해도 성공적으로 행사를 치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인천시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와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유치를 추진 중이라고 1일 밝혔다.

2025년 APEC 정상회의가 한국에서 열리는데 인천을 포함해 경주, 제주, 부산 등이 유치전에 뛰어들어 경쟁이 치열하다.

인천시와 범시민 유치추진위원회는 지난해 5월부터 8월까지 APEC 정상회의와 법원 인천 유치 서명 운동을 진행해 시민 111만160명 서명 증서를 확보했다.

21개국 정상이 참여하는 대규모 국제행사인 만큼 숙박시설, 회의장, 문화행사, 교통 등 준비를 위한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난해 말 공모가 뜰 것이란 시 예상과 달리 정부는 APEC 진행 도시 공모 절차를 밟지 않았다.

결국 해를 넘겨 2024년에 접어들었지만 올 상반기 내에도 공모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총선의 해로 접어 들면서 APEC 유치전 또한 정치 바람을 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가 유치전에 뛰어든 또 다른 국제행사인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는 내년 5월 개최 예정이라 시간이 더 촉박하다.

이 회의는 아프리카 대륙 54개국 정상이 참여하는 APEC 못지 않은 대규모 행사다.

앞서 지난해 11월 쯤 외교부가 개최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행사를 넉 달 앞둔 현재까지도 개최지 공모나 결정은 감감 무소식이다.

외교부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개최 사업비 347억원, 2025 APEC 의장국 사업비 25억원을 올해 정부 본예산으로 확보했다.

유정복 인천시장 역시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부가 너무 늦다. 아직 공모 기준도 안 정한 것 같다”며 “각 국 정상들만 오는 게 아니라 관계자들 6000여명이 와서 일주일을 머무른다. 준비를 하려면 2년 이상 시간을 줘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APEC 정상회담은 내년 총선 전에는 (공모가 이뤄지긴) 어려울 것”이라며 “(유치가) 안 되는 지역에서 실망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