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복싱스포츠클럽 출신 주니어 국가대표 선발
입문 6개월만 태극마크…인천 - 전주 왕복 하루 5~6시간 훈련
김원찬 감독·AG 신종훈 관장 지도 받으며 실력 일취월장
“내년 2월 대표팀 소집 기다려져…복싱에 인생 걸어보고 싶다”
지난주 열린 '2024년도 YOUTH 및 JUNIOR 국가대표선수 선발대회'에서 여자 YOUTH –52kg급 1위를 차지하며 국가대표로 선발된 김령연(18) 선수. 주말에는 서울에 올라와서 신종훈(오른쪽) 관장이 운영하는 체육관에서 훈련을 했다./사진제공=김령연

“한 대 맞으면 두 대 돌려주겠다는 마음으로 올라가요”

지난주 청양군민체육관에서 열린 '2024년도 YOUTH 및 JUNIOR 국가대표선수 선발대회'에서 여자 YOUTH –52㎏급 1위를 차지하며 유스(청소년) 복싱국가대표로 선발된 김령연(18·인천복싱스포츠클럽)에게 '어떤 마음가짐으로 링에 올라가는지” 묻자 돌아온 말이다.

어렸을 적부터 축구, 주짓수, 씨름, 수영, 검도, 암벽 등반 등 안 해본 운동이 없을 정도로 스포츠를 좋아한 김령연이 처음 복싱장을 찾은 건 불과 6개월 전인 지난 8월이었다.

“원래 중학교까지 계속 운동하다 고등학교 올라가면서 공부에 전념하려고 모든 운동을 접었어요. 그러다 쌓인 학업 스트레스도 풀 겸 가까운 복싱장(전주언더독복싱장)을 찾았는데 너무 재밌어서 한 달만 다니려고 한 걸 6개월을 끊었죠”

그렇게 복싱을 시작한 지 세 달쯤 지났을 무렵 김령연의 몸놀림을 예사롭게 보지 않은 한 지인이 자신의 SNS에 스파링 영상을 올리면서 전문 복서의 길을 걷게 됐다.

“(그 지인이) 신종훈 관장님과 가까운 분이었는데 관장님이 제 영상을 보시고 주말에는 서울로 올라와서 훈련하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지난달부터 매주 금요일 되면 서울 사는 이모 집에 올라와서 훈련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로 인천시청 복싱팀에서 뛰었던 신종훈 관장은 금요일에는 서울에 있는 자신의 체육관에서 김령연을 지도하고 토요일에는 '스승'인 인천시청 김원찬 감독에 데려가 훈련을 받도록 했다.

“제 복싱 스타일이 (빠른 스텝을 기반으로 아웃복싱을 하는) 신종훈 관장님 스타일은 아닌데 제 성향에 맞춰서 잘 가르쳐 주세요. 토요일 인천복싱스포츠클럽 가서는 주로 실전 감각을 익히기 위해 스파링 위주로 훈련을 하는데 복싱을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대회 나가서 1위 하는 데 정말 큰 도움이 됐죠”

학업과 병행해야 하는 평소에도 하루 최소 5~6시간은 훈련에 매진한다는 김령연은 “(스파링이나 시합에서) 상대 턱이 점점 들리기 시작하면 '나도 힘든데 상대방을 먼저 지치게 했구나' 싶어 가장 힘이 나요. 그러면 가장 자신 있는 오른손 '훅'이나 '뒷손'으로 상대를 더욱 압박해 나가죠”라고 말했다.

김령연은 그동안 여러 운동을 해왔지만 복싱은 단순히 그 가운데 하나가 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축구 등 여러 운동을 하면서 대회에 나가 딴 메달이 모두 30개 정도는 돼요. 하지만 국가대표로 선발된 건 이번이 처음인데 국가가 절 인정해 준 만큼 복싱에 제 인생을 한번 걸어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한국 여자복싱 간판인 오연지 뒤를 잇는 국내 최고 여자 복서가 되고 싶다는 김령연은 “김원찬 감독님이 고등학교 졸업하면 인천시청 팀에 입단하라고 '찜' 하셨어요. 내년 2월 국가대표 소집 일정이 잡혔는데 가서 얼마나 실력을 키울 수 있을 지 벌써부터 그 시간이 정말 기다려져요”라고 말했다.

/유희근 기자 allway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