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애인>·<금단의 유역> 발간

인천문화재단 한국근대문학관이 엄흥섭의 <세기의 애인>, 정비석의 <금단의 유역> 두 권의 총서를 새로 발간했다.

<세기의 애인>은 '통속과 예술의 교류'라는 평가를 받았던 작가 엄흥섭의 초기 중편 소설이다. 1930년대 조선의 인텔리 청춘 남녀의 방황과 번민을 그려낸 작품으로 대졸 청년, 신여성, 조혼한 아내 등의 다채로운 인물들의 취업, 연애, 결혼 문제가 다루어졌다는 점에서 흥미롭다는 평가다.

<금단의 유역>은 1950년대 베스트셀러 <자유부인>의 작가 정비석의 첫 번째 장편소설로서 1939년 잡지 <조광>에 총 6회에 걸쳐 연재됐다. 노화백 추강 홍시현을 둘러싸고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관계를 통해 인간의 깊숙한 욕망, 다양한 구조적 문제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정비석의 대중 소설의 기초가 되었다고 평가되며 사랑과 연애에 대한 관점, 예술에 대한 통찰을 살필 수 있다. 또 예술가 소설로서 예술가의 자의식, 삶과 예술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는 면모가 잘 나타난다.

두 권은 한국문학을 연구하는 문학 연구자의 철저한 고증을 거친 후 작품 고유의 분위기와 말맛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현대 어법이나 표현으로 적절히 다듬어 일반 독자들도 몰입하여 읽을 수 있도록 했다. 뜻풀이가 필요한 곳에 상세한 각주를 달아서 독자들의 이해를 도운 점이 특징이다.

이번에 발간된 한국근대대중문학총서 9·10권을 마지막으로 대중문학총서 '틈' 시리즈는 총 10권의 책을 완간하고 마무리된다. 그간 한국 문학사에서 제대로 다뤄지거나 거론된 적이 별로 없었던 대중소설 10여 작품을 선정하여 대중들에게 소개하며 근대 문학사의 빈틈을 채워 넣으려 노력했다는 점에 의의와 가치가 있다.

이번 발행건을 비롯해 기존에 발간된 총서는 인터넷 서점과 일반 서점에서 살 수 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