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의회 문체위, 심사 보류
경기 원로 예술인 간담회서 촉구
“안정적인 창작 환경 조성하고
문화예술 이바지하려는 취지”
적극적 목소리 반영 행동 예고
▲ 26일 오후 3시 수원 라포에갤러리에서 진행된 ‘예술인기회소득 원로예술인 간담회’ 모습.
▲ 26일 오후 3시 수원 라포에갤러리에서 진행된 ‘예술인기회소득 원로예술인 간담회’ 모습.

경기지역 원로 예술인들이 수원시의회에 '경기도 예술인 기회소득' 참여를 위한 조례안 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경기도예술인 기회소득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예술인들에게 연간 150만원을 지원해주는 제도로 지난 6월 '경기도 예술인 기회소득 지급 조례'가 제정되며 올해 수원, 성남, 고양, 용인을 제외한 도내 27개 시·군에서 시행됐다.

수원시는 지난 9월 '수원시 예술인 기회소득 지급 조례안'을 상정하며 내년도 정책 참여에 청신호를 켜는 듯했으나, 시의회 문화체육교육위원회가 심사를 보류, 지원 자체가 불가능해졌다.

이에 경기지역 원로 예술인들은 26일 오후3시 수원 라포에갤러리에서 '예술인기회소득 원로예술인 간담회'를 개최하고 수원시의회의 조례 개정을 촉구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미술계와 문인계 원로 6인(김재중, 권청자, 이오연, 정세학, 임병호, 이주영 작가)을 포함한 문화예술계 관계자들이 모였다.

가장 먼저 목소리를 낸 권청자 작가는 호소문을 통해 “예술인 기회소득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지만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예술인들에게 안정적 창작 환경을 조성하고 수원시 문화예술에 이바지하려는 취지”라며 “그러나 수원시의회 문화체육교육위원회 소속 시의원들은 이를 거부, 방관하고 있어 내년 정책 시행도 어렵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예술인의 활동은 문화적, 사회적, 정신적 측면에서 시민 사회에 다양한 가치를 제공하며 시민들에게 다양한 이익으로 환원되어 정서적 빈부격차 해소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문체위 소속 시의원들은 시급히 예술인 기회소득 지급 조례를 제정해 지역사회 발전을 도모하고 본분의 책무를 다해달라”고 강조했다.

예술인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이주영 작가는 “예술인들을 잉여인간이나 소모품 정도로 생각하는 건지, 시의회나 행정 부서의 의식 저변에 예술인을 바라보는 저열한 생각들이 행정을 통해 드러난다고 생각한다”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 작가는 “150만원은 가난한 예술가들에겐 굉장히 소중하고 큰 동기가 되는 금액”이라며 “어느 나라나 도시든 문화적 기준으로 수준을 판단하는 데, 문화예술인에 대한 투자도 없이 그저 소모하기만 하려는 건 인적 자산 관리 차원에서도 잘못된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 26일 오후3시 수원 라포에갤러리에서 진행된 ‘예술인기회소득 원로예술인 간담회’에서 미술계와 문인계 원로 6인이 수원시의회에 예술인 기회소득 지급 조례안 상정을 촉구하고 있는 모습
▲ 26일 오후3시 수원 라포에갤러리에서 진행된 ‘예술인기회소득 원로예술인 간담회’에서 미술계와 문인계 원로 6인이 수원시의회에 예술인 기회소득 지급 조례안 상정을 촉구하고 있는 모습

이오연 작가는 “수원시정연구원이 2020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순수 문화예술가를 위한 지원 예산이 2010년도로 돌아가고 있다”며 “우리 예술가들은 행정이 어려우면 나름대로 양보하는 부분도 있었는데 수원시의원들은 문화예술계를 도외시하고 있다. 당장 내년에 있을 총선에 예술인들이 가만히 있어선 안 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김대준 수원미술협회 이사는 “오늘 원로 예술인들의 발언을 시작으로 중견 작가나 청년 작가, 그 외 산별적 미술계나 단체 등에서 비슷한 메시지가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며 “문화예술 단체 등에서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반영한 행동들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혜 기자 p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