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물밀물

민주화 이후 정치 지도자가 사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도생의 불안한 대중은 자신보다 나은 지도자를 찾는다.

지도자는 대중을 이끄는 사람이다. 지도자는 통찰력, 설득력, 결단력, 추진력이 있어야 한다.

또한 지도자는 대중보다 깊은 지식을 갖고, 치열한 논쟁을 할 수 있으며, 품격있게 말할 수 있고, 논리적으로 글을 쓸 수 있어야 한다.

지도자는 사상가, 정치가, 경영가, 운동가의 자질이 있어야 한다. 막스 베버는 지도자에게는 강한 책임감, 목표를 세우는 힘, 열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폭넓은 교양, 끊임없는 호기심, 부하나 조직에 대한 신뢰,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적극성, 눈앞의 이익보다 장기적 성장을 꾀하는 자세, 고결한 품성을 강조했다.

지도자와 관리자는 다르다. 관리자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만, 지도자는 현실에 도전한다. 관리자는 눈앞의 득실만을 계산하지만, 지도자는 먼 앞날을 계산한다. 관리자는 모방하지만, 지도자는 창조한다. 관리자는 현상을 유지하고 관리만 하지만, 지도자는 현상을 타파하고 개혁한다. 한국의 정치인들은 지도자가 아닌 관리자의 역할만을 하면서도 자신들을 지도자라고 착각한다.

지도자는 비전이 있어야 한다. 세상이 눈부시게 변하고 있어 나라를 올바르게 이끌어 가려면 활력 넘치는 비전을 갖고 있어야 한다. 좋은 비전을 제시하려면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 폭넓은 정보 수집가여야 하며, 세상 모든 일에 비상한 관심을 두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선견지명이 있어야 한다.

지도자는 고도의 지성과 용기, 인내심, 강한 의지, 현명한 판단력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 국민은 이토록 훌륭한 지도자를 원하는 게 아니다. 공과 사를 구분할 줄 알고, 겸허하고 성실한 인물이면 대체로 만족한다. 고결한 인품과 완벽한 도덕성을 갖춘 위인을 바라지도 않는다. 다만 정직하고 약속을 잘 지키며, 남의 쓴소리를 들을 줄 아는 사람이면 된다. 그러나 요즘 이런 지도자조차 찾을 수 없다.

양심 없고, 대의도 없으며, 사익만 추구하는 여의도 정치는 수명을 다했다. 항상 집권자의 그늘 속에서 기생했던 수구 세력과 개혁을 열망해 180석을 몰아 준 대중을 배신한 86 기득권 세력은 사라져야 한다. 이를 위해선 영남과 호남의 대중이 변해야 하고, 청년 세대가 분발해야 한다. 돈과 경쟁의 시대, 이념과 정치 전쟁의 시대를 끝내고, 공화와 협력의 시대로 이행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민생 의제를 과감히 던질 수 있는 정의로운 정치인, 토론과 타협에 능통한 인물이 국회에 가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에게 꿈을 주는 지도자가 탄생할 수 있다.

▲ 홍동윤 인천시 시민통합추진단 위원
▲ 홍동윤 인천시 시민통합추진단 위원

/홍동윤 인천시 시민통합추진단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