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일보와 인터뷰 “특단의 조치 필요”
“청년 유입 증가…대전환 논의할 수밖에”

지난 5월 중국 베이징의 위와인연구소는 한국에선 자녀 1명을 18세까지 키우는 데 3억6500만원이 든다고 분석했다. 전 세계에서 양육비가 가장 비싼 나라로 한국이 꼽힌 건데, 3억6500만원이면 인천에선 방 3개에 화장실 2개 딸린 아파트를 살 수 있다. 지난 2020년 인천 1인당 평균 총급여액은 3410만원이다. 부모가 10년 동안 번 돈을 고스란히 아이 키우는 일에 쏟아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난 18일 유정복 인천시장은 인천에서 태어나면 18세까지 1억원을 지원하는 '1억 플러스 아이드림(1억+ i dream)' 정책을 발표했다. 정확히는 정부와 지자체 기존 지원금 7200만원에서 인천시가 2800만원을 보태 총 1억원을 채우겠다는 접근이다. 위와인연구소 계산으로 따지면 자녀 양육비에서 27% 정도는 정부와 함께 인천시가 책임지겠다고 공언한 셈이다.

특히 '아이 꿈 수당'은 아동수당 지원이 종료되는 8세부터 현금성 지원이 중단돼 양육비 부담이 가중되는 점을 고려해 전국 최초로 18세까지 매달 5만~15만원까지 주는 제도다.

인천 아이들에게 1억원을 주겠다는 인천시의 다소 심플하고 저돌적인 저출생 정책은 인천 밖에서 더 화제가 됐다. 현금을 지급하는 정책이 발표되면 으레 따라오는 '포퓰리즘' 지적은 '1억원'이라는 거금에도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지난 22일 인천시 접견실에서 진행한 <인천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유정복 시장은 “그동안 우리나라는 저출생을 해결하기 위해 830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투입했다. 그런데도 출생률은 전 세계 꼴찌 수준이다. 이게 무슨 의미인가 하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할 때라는 거다”며 “통상적인 수준의 정책으로는 저출산 문제를 극복할 수 없기 때문에 과감하고 획기적인 인천형 출생 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인천에는 현재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서울과 경기를 포함해 전국에서 청년들이 몰려들고 있다. 인천이 저출생 정책에 선두에 서서 대전환을 논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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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가 '1억 플러스 아이드림'을 위해 내년도 편성한 예산은 404억원, 향수 5년 동안 투입되는 재원은 4851억원에 달한다. 당장 예산 확보만 해도 버거운 실정이지만 유정복 시장은 인천형 저출생 정책에서 1억원이란 돈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요즘 아이 안 낳는 데에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 결혼과 일자리, 주택 외에도 여러 정서적 문제와 개인 삶의 방식 전환 등 복잡한 이슈들이 혼합돼 있다. 인천은 수도권에서 합리적인 주택 비용 때문에 청년들 유입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며 “적어도 인천에서 결혼하면 주택 걱정은 하지 않을 수 있도록 임대 주택을 획기적으로 도입하는 부분 등을 고려하고 있다. 이는 지자체 혼자서 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고 정부가 저출생 정책 대전환을 통해 도와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