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헌 인하대학교 스포츠과학과 겸임교수<br>
▲ 이종헌 안양대학교 경영행정대학원 특임교수

도시는 지속해서 변화하고 발전해 왔다. 우리 인천은 19세기 말 근대 개항과 더불어 제물포를 중심으로 도시가 형성되었고, 점점 도시지역이 확대되면서 공업지역과 상업지역이 늘어나고, 300만에 육박하는 전국 4대 도시로 부상하였다. 하지만 송도, 청라, 영종 등 신도시 등장으로 원도심의 환경이 침체하면서 도시재생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도시재생이란 산업구조의 변화와 주거환경의 노후화로 인구가 줄어 듦에 따라 도시역량을 강화하고 경제 문화 사회 환경의 활성화를 도모하는 사업이다. 스포츠빅이벤트를 통한 스포츠시설의 건립과 기존 시설의 활용으로 도시재생의 사례를 살펴본다.

지난 2012년 올림픽을 치른 영국의 경우 스트랫퍼드 올림픽 스타디움은 대회를 치르는 것 뿐 아니라 향후 40년까지 주변에 주거시설과 교육시설이 들어서며 1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고, 또한 가장 중요한 환경문제를 포함해 보행로, 자전거길, 녹지공간, 자연서식지, 고효율 친환경 주택 건설 등 스포츠시설 건립에 따라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인 부분까지 고려한 것을 알 수 있다. 대형 스포츠이벤트를 성공적으로 치르는 것은 당연하고, 향후 주민들과 지역발전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지 장기적인 계획에 따라 이뤄졌다는 사실이다. 지금도 당시 계획에 따라 청년층을 위한 저가주택을 공급하는 등 올림픽 스타디움 주변은 새로운 주거 단지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리고 내년에 올림픽을 개최하는 프랑스의 경우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을 위해서 지어졌던 경기장을 리모델링하여 2024 파리올림픽과 패럴림픽 개폐회식을 치르는 주경기장으로 사용하게 된다. 올림픽경기를 위해 많은 경기장이 필요하지만 신설 경기장은 생드니에 있는 수영경기장뿐이다. 이 지역에 수영경기장을 짓는 이유는 프랑스 내에서 가장 높은 실업률과 빈곤율을 나타내는 지역으로 올림픽을 통한 도시재생을 꾀할 가장 우선적인 지역이기 때문이다.

올림픽을 통한 투자와 사회사업으로 침체한 지역주민의 일상생활에 지속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믿고 있다. 스포츠 관련 일자리의 증대, 건강, 교육 및 관련 사업 등 전 범위를 포함한다.

그러나 9년 전 아시안게임을 성공적으로 치른 인천아시아드경기장은 영국과 프랑스의 두 사례와 크게 비교된다. 유치 당시엔 문학경기장을 리모델링하여 주경기장으로 사용하기로 했으나, 지역의 정치인들과 일부 인사들이 삭발까지 하며 극렬한 반발로 문학경기장 리모델링안이 폐기되고, 결국 4,700억원을 들여 서구에 짓게 되었다. 사후 활용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없이 진행된 우리의 경기장은 도시재생을 염두에 뒀던 런던과 파리의 사례와 사뭇 다르다.

이제는 노후화된 기존경기장인 도원수영장과 도원체육관, 그리고 SSG프로야구단이 청라돔구장으로 이전하면 남겨질 문학야구장 등 스포츠시설의 활용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9년 전 신설경기장의 오류를 범하지 않고, 기존시설은 개·보수 차원을 넘어 지역공동체 회복에 기여하기 위해 지역의 체육인들과 더불어 주민, 전문가, 청년들이 참여하여 다양한 의견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

/이종헌 안양대학교 경영행정대학원 특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