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경기에서 득점 실패 후 아쉬워 하는 흥국생명 이원정 선수 모습./사진제공=KOVO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이 첫 연패에 빠졌다.

한때 9연승을 달리며 거칠 것 없었던 기세가 선수들 체력 고갈 문제 등에 부딪히며 한풀 꺾인 모습이다.

흥국생명은 20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현대건설과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1대 3(25-23, 23-25, 16-25, 20-25)으로 패하며 리그 1위 탈환에 실패했다.

지난 17일 김천 원정에서 한국도로공사에 2대 3으로 패한 데 이은 패배로 이번 시즌 첫 연패에 빠졌다.

이날 경기로 리그 선두를 달리는 현대건설은 승점 40(13승 4패) 고지에 먼저 올라섰고 2위 흥국생명은 승점 36(13승 4패)에 멈춰 서면서 1위와 승점 차가 4로 벌어졌다.

리그 정상 자리를 두고 펼쳐진 맞대결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혈투가 펼쳐졌다.

1세트는 홈팀인 흥국생명이 먼저 웃었다.

‘배구 여제’ 김연경이 공수에서 모두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팀의 리드를 이끌었다.

24대 18로 앞선 상황에서 잠시 집중력을 잃으며 한 점 차까지 추격을 허용했지만 옐레나의 강력한 대각 공격으로 듀스 없이 세트를 마무리 지었다.

그러나 2세트 들어서부터는 양효진-모마-위파위 삼각편대를 앞세운 현대건설의 파상 공세를 막아내지 못했다.

0대 6으로 세트 초반 분위기를 완전히 내주고 시작한 흥국생명은 대추격에 나서며 1세트와 반대로 23대 24까지 쫓아갔으나 결국 듀스를 만들지 못하고 세트를 내줬다.

1‧2세트 치열한 접전 후 맞은 3세트 들어서부터는 흥국생명 선수들의 체력 저하가 눈에 띄었다.

‘쌍포’ 옐레나와 김연경의 공격이 번번이 상대 블로킹에 막혔고, 반면 현대건설은 큰 점수 차로 세트를 따내며 사실상 이날 경기 흐름을 가져왔다.

홈팬들의 열렬한 응원 속에 시작한 4세트에서 흥국생명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혼신의 힘을 냈으나 잇따른 범실과 비디오 판독에 실패하며 결국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답답함과 아쉬움을 드러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는 "정말 경기력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범실이 33개 나왔는데 문제는 상대 팀이 아니라 우리에게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왜 이렇게 경기를 치르는지 복귀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며 "배구 자체가 아니라 생각 문제인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흥국생명은 오는 24일 정관장을 상대로 3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유희근 기자 allway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