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을병정…우리 동네는 어디입니까

구·제도 미확정에 유권자·후보 혼란
경기도 59곳 174명 예비후보 등록
비례대표제 '병립 vs 준연동' 미정

화성·평택·하남, 각 한 곳 늘 가능성
국힘엔 '분구 틈' 기회의 땅 될 수도
부천 4→3곳 전망…민주 현역 눈치

12일부터 예비후보 등록한 출마자가 잇따르고 있지만, 여전히 선거구와 선거제도가 정해지지 않아 유권자와 후보자가 혼란을 겪고 있다. 전국 최다 인구, 최다 의석수(59석)가 있는 경기지역에선 선거구·선거제 확정 여부에 따라 정당과 후보들의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인천일보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19일 오후 6시 현재 59개 선거구에 174명이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하남시 선거구에 무려 9명이 등록한 반면 성남 분당갑과 안양 만안, 의정부 갑은 아직 예비후보가 등록하지 않았다. 경쟁률은 2.9대 1이다.

국회의원선구획정위원회의 획정안에 따라 선거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화성시는 예비후보자 등록이 계속되고 있다. 화성시는 21대 기준 3곳(갑·을·병)이었는데, 4곳(갑·을·병·정)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화성 을의 경우에는 모두 6명의 후보자가 예비등록을 했다. 5명은 민주당 후보고, 1명은 국민의힘 후보다. 화성을은 이원욱(민주당·3선) 국회의원의 지역구다. 이들 후보 중에는 출마기념회를 여는 등 화성 을 지역의 발전상을 담긴 내용을 홍보하고 있다. 분구가 결정되면 총선 전략을 새롭게 짜야 할 가능성도 있다. 화성지역은 모두 민주당 의원들이 당선됐는데, 분구로 인한 '틈'을 국민의힘 후보가 파고들 수 있는 지역이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평택이 2곳(갑·을)에서 3곳(갑·을·병), 하남이 1곳에서 2곳(갑·을)으로 늘어나는데, 새롭게 탄생하는 선거구가 '기회의 땅'될 수 있다는 목소리까지 지역에서 나오고 있다.

그러나 확정되지 않으면서 일부 후보자들 속을 태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천은 4곳(갑·을·병·정)에서 3곳(갑·을·병)으로 줄어든다. 이 지역 현역의원을 보면 김경협(민주당·부천갑), 설훈(민주당·부천을), 김상희(민주당·부천병), 서영석(민주당·부천정) 등으로 모두 민주당이다. 합구 전 당선권에 있던 후보자들간 경쟁을 해야는 셈이어서 눈치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지역 4곳에 등록한 예비후보는 이날까지 모두 14명이다.

예비후보자 등록은 후보자 등록 신청 전까지 가능하기에 더욱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후보자 등록 신청 기간은 내년 3월 21∼22일다.

이런 안에 대해 일부 지역 등에선 민주당에 유리하게 짜인 선거구안, 국민의힘에 좋은 선거구안이라는 반발이 양당에서 계속되고 있다. 후보자의 정책을 꼼꼼히 살펴야 하는 유권자도, 정책을 만들어야하는 후보자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비례대표제 등 선거제도 정해지지 않았다. 양당 내외부에서 총선승리를 위해 '병립형'을 선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자, 이탄희(민주당·용인정) 국회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국회와 거대 양당은 선거제 퇴행 논의, 양당카르텔법 도입 논의를 중단하라”며 “(선거법은) 한번 퇴행하면 다시 돌이킬 수 없다"고 했다.

앞서 21대에서는 거대 양당 정당 정치를 막기 위해 준연동형제 비례대표제를 도입했다. 이마저도 양당에서 위성정당을 만들면서 사실상 의미가 퇴색됐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21대 기준 경기지역 선거인수는 1106만7819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선거제 선택에 따라 영향을 가장 크게 줄 곳으로 평가된다.

한편 이날까지 도내 59개 선거구에 169명이 등록했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