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청소년 일상 회복 디딤돌 역할 톡톡

상담 통해 필요한 복지 서비스 제공
학폭 예방 '솔리언또래상담' 운영
동반자 프로그램·의료비 지원 효과

청소년 안전망 기반 맞춤형 지원 성과
'청소년 박람회'서 대통령 기관 표창
내년 고위기 청소년 특화 서비스 계획
▲ 지난 11월11일 인천시립박물관 석남홀에서 열린 2023년 인천솔리언또래상담연합회 보고대회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
▲ 지난 11월11일 인천시립박물관 석남홀에서 열린 2023년 인천솔리언또래상담연합회 보고대회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

'나'를 깨우치고, '너'를 인지하며, '우리'라는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소년'. 그렇기에 언제나 불안하다. 세상 온 갖게 불편부당하고, 자그마한 일에도 쉽게 상처 입는 살얼음 같은 나잇대다. 그만큼 조심히, 살뜰한 손길이 요구된다. 너무 많은 관심은 그들에게 부담이다.

청소년은 그들만의 고민이 깊다. 고민의 끝에 '혼자'라는 자괴감에 빠질 수 있기에 청소년의 말과 행동, 생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인천에는 청소년상담복지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폭력·학대 등 구조가 요구되는 청소년을 보호하고, 법률·의료·학업·자립 지원 등 맞춤형 복지서비스가 센터에서 제공된다. 이곳은 단순 상담으로 그치지 않고, 청소년에게 직접 요구되는 현실 방안까지 마련하고 있다. 촘촘한 복지 그물망에 없어서는 안 될 귀한 조직이다.

▲ 인천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가 지난 5월25일 제19회 대한민국 청소년 박람회에서 청소년 안전망을 통한 인천시 위기 청소년 맞춤형 복지 지원 성과를 인정받아 대통령 기관 표창을 받았다./사진제공=인천시
▲ 인천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가 지난 5월25일 제19회 대한민국 청소년 박람회에서 청소년 안전망을 통한 인천시 위기 청소년 맞춤형 복지 지원 성과를 인정받아 대통령 기관 표창을 받았다. /사진제공=인천시

인천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가 지난 5월 제19회 '대한민국 청소년 박람회'에서 대통령 기관 표창을 받았다.

이번 표창은 5월 청소년의 달을 맞아 '2023년 청소년 육성 및 보호 유공' 기관에 수여하는 정부 포상으로, 청소년 안전망을 통한 인천시 위기 청소년 맞춤형 복지 지원의 성과를 인정받아 수상했다.

센터 운영 30여년 만에 이룬 결실이다.

센터는 1992년 만들어졌다.

이 곳은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과 복지 증진 도모를 목표로 '청소년복지 지원법' 제29조에 따라 청소년과 부모에 대한 상담 서비스 제공, 폭력·학대 등으로 피해를 당한 청소년의 긴급 구조, 청소년에게 필요한 법률·의료·학업·자립 지원 등 맞춤형 복지 서비스 연계 및 제공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

이에 사이버 상담, 1388청소년전화 등의 비대면 상담과 센터 내에서 진행되는 대면 상담 등 청소년의 접근이 용이하도록 다양한 상담 경로를 확보하고 있다. 심리 검사를 통해 보다 효과적이고 정확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365일 24시간 운영하는 1388청소년전화를 통해 폭력·학대 및 자살 시도 등 청소년이 긴박한 위기 상황에 놓였다고 판단되면, 현장에 출동하여 위기 청소년 긴급 구조 활동을 펼치고 있다.

상담 서비스 제공의 다음 단계로 상담 결과에 따라 청소년에게 필요한 복지 서비스를 연계하여 지원한다.

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학교·교육청·경찰청·보호관찰소·고용노동청 등의 공공 기관뿐만 아니라 의료기관·청소년쉼터·법률 전문가 및 약사회·의사회 등의 민간 기관과의 연계해 청소년에게 필요한 복지 서비스를 즉각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특히 시 센터는 의료 지원이 필요한 위기 청소년에게 진료 과목의 제한 없이 의료비를 지원하고, 심층 상담이 필요한 청소년에게 종합심리평가 서비스를 통해 위기 청소년의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밖에 청소년상담사가 학교를 직접 찾아 학급 단위의 심리 상담 서비스를 하는 '찾아가는 집단상담 서비스' 프로그램과 학급 친구 간 상담 활성화로 학교 폭력을 예방하는 '솔리언또래상담' 프로그램 운영 등을 하고 있다.

시는 “급변하는 사회 환경에 대처하기 위한 사회심리적외상지원 사업으로 관내 청소년 자살·사고사·폭력 등으로 인한 청소년의 심리적 외상을 예방해 청소년의 심리적 안정을 도모하는 등 청소년에게 맞춤형 복지 서비스를 제공해 지역사회 청소년의 위기도 감소에 기여해왔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일상 복귀에 따라, 청소년상담복지센터를 중심으로 더욱 촘촘한 청소년 안전망을 형성해 인천시 청소년들에게 지역사회 위기 청소년에게 밀도 높은 복지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에 따르면 최근 청소년의 자살·자해 등 고위기 청소년 사례 발생 빈도가 높아지며 이전에는 접할 수 없었던 특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 지난 3월29일 인천성평등자료관 다다름에서 인천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가 인천여성가족재단과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제공=인천시
▲ 지난 3월29일 인천성평등자료관 다다름에서 인천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가 인천여성가족재단과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제공=인천시

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청소년상담사 간 '공개사례 수퍼비전', '동료 사례회의' 등을 통해 새로운 상담 개입 방법을 모색하고, 외부적으로는 청소년복지실무위원회의 정기·수시 개최로 의료·법률·심리 등 각 분야 전문가에게 자문하여 난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아냈다.

센터는 청소년의 실질 상담 사례와 해결 방안을 알리며, 적극적인 센터 활용을 권하고 있다.

고교 1학년 17세 여학생 A씨는 “마음이 우울하고 무기력해요”라며 센터를 찾았다.

A씨는 친구와 함께 자해하는 모습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는 등 위험 행동이 지속돼 학교 권유로 센터에 상담을 의뢰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부모와 친밀도가 낮았고 학교에서는 친구들과의 갈등으로 심리적 어려움이 더욱 가중돼 등교 거부나 전학 요구,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 센터는 청소년동반자 프로그램의 심리 상담과 정서 지원을 통해 내담자가 안정적인 관계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개입했고, 말로 표현하기 어려워하는 내담자를 위해 미술 활동, 감정일기장 작성 등 비언어적 표현 작업을 활용해 생각과 감정을 촉진하였다.

이를 통해 A씨는 긍정적인 관계 경험의 증가와 가족 내 친밀감이 높아지면서 정서가 안정되었고 점차 자살 시도, 자해 행동, 등교 거부 요구가 줄었다. 또래 관계를 회복해 즐겁고 적응적인 학교 생활을 지속하는 등 안정적인 모습을 되찾았다고 센터는 분석했다.

같은 또래 B씨는 '악성 피부 질환(여드름)' 문제로 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여드름이 심해지며 치료비 부담과 자신감 부족에 따른 대인 관계 회피가 심각했다.

센터는 “B씨는 의료지원사업 초기 상담에서 악성 피부 질환(여드름)으로 인한 증상, 시도했던 여러 방법의 미미한 효과로 인한 답답함과 불안함을 호소했다”며 “근본적인 치료에 대한 욕구가 있지만 어려운 재정 상황으로 인해 시도할 수 없었던 부담감과 좌절감을 공감하고 지지했다”고 설명했다.

센터는 B씨에게 의료비 지원을 통해 지속적인 약물 치료와 에스테틱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했다. 처음에는 병원에 가는 것도 힘들어 했던 그는 병원 일정을 먼저 챙기며 시설 담당 선생님께도 알려주기도 하였고, 좋아진 피부에 대해 자랑도 하게 됐다. 무엇보다도 라면을 좋아해서 늦은 시간에도 라면을 먹던 내담자는 좋아진 피부가 다시 나빠질까 염려되어 스스로 식습관을 조절하면서 더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것으로 확인됐다.

시 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내년에는 고위기 청소년 맞춤형 지원을 강화한다.

고위기 청소년 특화 서비스로 시 센터 내에 집중심리클리닉을 운영해 자살·자해 고위기 청소년 대상 전담 상담 및 사례 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기존 외부 기관으로 연계하던 종합심리평가를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내에 정신건강임상심리사를 배치해 직접 수행함으로써 다방면으로 고위기 청소년 지원 체계를 마련한다.

시 관계자는 “센터는 좀 더 촘촘한 안전망을 완성하기 위해 다양한 공공·민간 기관과의 협업을 수행하고 있다”며 “청소년에게 더 많은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도록 끊임없이 연계 기관을 발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