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연극' 책 발간
1980년대 뉴욕대 석사
韓 교육연극 1호 연출가
'30년사·자료' 고스란히

“여성에 초점을 맞추는 것부터 관심 없어요.”

연극을 공부하겠다며 1980년대 뉴욕으로 온 한국인 연출가, 그것도 젊은 여성. 이런 점이 신기했던 한 언론이 박은희 연출가를 인터뷰했다. 1988년 뉴욕한국일보 미주판에 실린 기사에서 그의 첫 주문은 “여성이라고 달리 보지 말 것”이었다.

인천에서 태어나 교육연극 1호 연출가라는 타이틀이 붙은 그는 중앙대에서 연출을 전공하고 뉴욕대 대학원에서 교육연극 석사를 졸업했다. 인하대에서 국문학 박사까지 수료하고 인천시립극단 예술감독과 지금의 남동소래아트홀 초대관장 등을 두루 거치며 인천 연극 역사에 뿌리를 깊게 내렸다. 또 선명하고 굵은 획을 그었다.

이런 그의 광활한 발자취를 한눈에 알 수 있는 책이 나왔다. 그는 <한국교육연극>을 통해 교육연극을 어떻게 추진했고 지금도 진행 중인지 30년간을 소개한다. 아시테지 사무국장을 맡았던 시절 처음 썼던 원고와 논문, 여러 대본도 실었다.

특히 2004년 인천 용현동 천주교회 안에 '시민교육연극 센터'의 문을 열게 된 역사적 순간과 그 과정을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그가 연극 중에서도 교육연극에 천착하는 이유는 명료하다. 누군가를 예술로 구원할 수단임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는 교육연극이 온 지구인에게 유익한 순기능을 발휘한다고 믿는다. 현재 노인세대까지 평생 교육의 좋은 방편으로 활용되고 있는 교육연극이 박은희 연출로부터 태동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은희 연출가는 “평생 버리지 못하고 끌어안고 다닌 자료들을 한데 묶어 우리 교육연극이 어떻게 흘러 왔는지 공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