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배영 인구보건복지협회 인천지회 홍보자문위원
▲ 이배영 인구보건복지협회 인천지회 홍보자문위원

한국의 인구 감소 속도가 인구의 3분의 1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던 흑사병이 만연했던 중세 유럽보다 더 빠를 수 있다는 적신호가 들어왔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저출산의 주요 원인으로 치열한 입시경쟁과 젠더 갈등을 핵심 문제로 보고 있다.

로스 다우서트 뉴욕타임즈(NYT) 칼럼니스트는 최근 칼럼에서 “부유한 국가 대부분에서 출산율 하락 현상이 나타났지만, 그래도 보통 여성 한 명당 1.5명의 자녀를 낳는다. 그러나 한국은 최근 더 큰 폭으로 출산율이 감소하며 2023년 2·3분기 합계출산율(여자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이 0.7명을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행정안전부에 의하면 내년도 초등학교 신입생 입학생 수도 사상 처음으로 40만명 아래로 하락할 전망이다. 한국에 몰아칠 흑사병보다도 더 무서운 인구절벽의 전염병! 우리는 어떻게 극복해야 할 것인가? 심각하게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저출산의 주요 원인으로 파악된 치열한 입시경쟁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감과 두려움, 한국사회에서 육아는 여성의 몫으로 갈 것이라는 젠더 갈등의 근본 문제를 풀어내지 않는 한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젠더 갈등이 해결되려면 육아는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라 공동으로 참여하는 행복한 경험이라는 인식이 확대되어야 한다. '육아는 여성이 일방적으로 희생당하는 불평등한 구조악'이라는 보편적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여성 중심의 육아문화에서 벗어나 남성참여 모델을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인식의 전환뿐 아니라 구체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즉 아버지는 생계부양자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함께 공동육아에 참여해야 한다는 인식전환과 남성의 육아 참여를 장려하고 활성화하려는 사회문화적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인천시의 '인천 100인의 아빠단', '아빠육아천사단 운영', 경기도의 '아빠 하이' 같은 사업들이 바로 아버지 동아리 소모임을 만들어 아빠의 육아참여를 시도하는 프로그램이다. 다양한 육아경험을 나누고 자녀에 대한 고민을 해결한 사례들을 공유하며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각종 놀이와 동아책 읽어주기 등으로 자녀와 친밀한 관계 형성을 만들어간다.

육아는 부모로서 함께 해야 할 당연한 과업이자 행복한 경험이라는 균형 잡힌 시각을 일깨우고 아빠가 적극적으로 육아에 참여할 때 자녀의 건강한 인격적 성장과 학습발달이 이루어진다는 '아빠 효과(Father Effect)'를 교육하자. 지방자치단체별로 아빠 육아를 장려할 수 있는 예산을 확대하고 공동육아시스템 구축에 앞장서는 기업들에는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주어야 한다. 자녀 양육은 여성을 돕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함께 하는 것이다. 흑사병 같은 저출산의 전염병! 공동육아로 막아보자.

/이배영 인구보건복지협회 인천지회 홍보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