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특례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 11일 기준 화성시 인구는 99만9988명으로 인구 100만 특례시 기준에 딱 12명 모자란다. 그러나 통계의 시차를 고려하면 100만은 이미 넘어선 게 분명하다.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100만 인구를 넘어선 뒤 2년간 유지하면 특례시가 된다. 경기도에서는 수원, 용인, 고양에 이어 4번째이고 전국적으로는 5번째 특례시다. 특례시의회의장협의회는 11일 화성시에 준회원 자격을 부여했다.

화성시 인구 증가 속도는 놀라울 정도다. 2001년 시 승격 당시 19만명 수준에서 2010년 50만을 돌파했고, 2020년에는 85만을 넘어섰다. 특히 화성시는 면적이 경기도 도시 가운데 2번째인 700㎢여서, 인구밀도가 다른 도시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낮다. 화성시 인구밀도는 ㎢당 698명으로 도내 20위권이다. 달리 표현하면, 최근 20여 년 사이 화성시가 급격히 도시화되었으나 상대적으로 과밀의 우려가 낮고 향후 성장잠재력이 여전히 크다고 할 수 있다. 화성시가 100만 번째 주민등록 주민에게 최신형 전기차를 증정하기로 하는 등 자축분위기에 싸인 걸 충분히 이해할 만 하다.

화성시의 급팽창은 수도권 집중과 연결된 문제이므로 반드시 바람직하다고만 하기는 어렵다. 동·서 균형발전과 교통을 비롯해 풀어나가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인구 100만은 자족적이고 쾌적한, '누구나 살고 싶은 도시'를 스스로 만들어 나갈 토대로서 큰 의미를 갖는다. 화성시가 100만 특례시에 만족하지 말고 한 차원 높은 비전과 도시행정을 펼쳐주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이를 위해 인근 도시들과 협력과 상생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지리적으로 연결된 화성-오산-수원-용인의 인구를 합하면 360만명이 넘는다. 부산광역시보다 많고,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독일의 도시 베를린(370만명)에 필적한다. 경기남부 도시들이 지역주의에 갇히는 대신 손 잡을 부분은 손잡고, 경쟁할 때는 경쟁한다면 각기 도시의 특색을 살리면서도 시너지를 발휘해 서울 중심인 한국의 도시 패러다임을 바꿔나갈 수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