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아진 탐사보도부 기자.
▲ 이아진 정치부 기자

“시간이 지나도 매번 똑같으니, 정말 답답하기만 하네요.”

지난 6일 찾은 인천 옹진군 연평도에서 주민들은 한결같이 이런 말을 했다.

매번 여객선 문제로 옹진군, 선사, 해수청과 입씨름 해야 하는 게 섬 주민들의 일상이다. 지난해는 오래된 여객선을 교체하는 문제로 들썩였지만 올해는 여객선 운항 횟수가 줄어드는 것을 두고 뒤숭숭하다.

북한이 해안포를 개방한 상황에서 정기 점검으로 여객선 운항 횟수가 줄어들자 주민들은 불안감을 내비쳤다. 코리아킹 여객선이 정기점검에 들어가는 50여일 동안 선사는 항로 유지를 위해 대체선을 투입하기로 했지만, 운항 횟수를 왕복 1회로 제한했다. 당초 1일 2회 왕복을 하던 여객선인 1일 1회 왕복하게 되면서 섬 주민들의 일일 생활권은 한동안 무너지게 됐다. 주민들의 바람은 하나뿐이다. 지속가능한 이동권을 보장해달라는 것이다. 특히나 이번처럼 남·북 긴장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무엇보다 안전한 이동권이 절실하다.

인천해수청에 전달한 탄원서에 주민들은 “북한 장재도에 배치된 해안포의 포문들이 개방됐다는 소식을 접한 연평도 주민들은 또다시 불안에 떨고 있다. 이러한 때에 주민들의 유일한 교통수단인 여객선이 1일 1회 운항한다는 소식은 정부가 약속한 주민생활안정과 정주환경개선이라는 약속을 어긴 것과 마찬가지”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탄원에도 달라지는 게 없자 주민들은 뭍으로 나올 계획이다. 주민 대표들은 11일 옹진군청과 인천시 담당 부서를 찾아 호소하기로 했다. 한 주민은 “이제는 더는 손 놓을 수 없는 부분이 돼버렸다”라며 “북한 포격 이후 13년이 지났음에도 주민들의 유일한 교통수단은 노후화되고, 열악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몇 년째 섬 취재를 하면서 기사를 여러 번 썼지만 실제로 달라지는 건 미비했다. 가끔 섬 주민의 답답함은 기자의 답답함이 되기도 했다. 섬사람들에게 뱃길이 대중교통임을 고려해 조금의 소홀함 없이 정책을 들여다봐 주길 바란다.

/이아진 정치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