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위 소위원장 심의서 질문
학생 부모 “자질 의심스럽다”
인천시교육청에 민원 제기

인천에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소위원장이 언어폭력 피해를 호소하는 초등학생에게 “'존나'가 학생들 사이에서 흔히 쓰는 단어가 아니냐”라는 취지로 질문해 해당 학부모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10일 인천일보 취재 결과, 지난 4일 서부교육지원청에서 모 초등학교 학생들 사이에서 일어난 언어폭력을 심의하기 위한 학폭위 소위원회가 열렸다.

신고자인 A(12)군은 올 8월2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같은 학교 여학생 B(12)양과 C(12)양으로부터 욕설과 비속어, 성희롱 발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B·C양도 A군으로부터 언어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A군은 이날 피해 학생이 아닌 '관련 학생'으로 심의를 받았다.

심의가 끝난 뒤 학교폭력으로 인정되면 관련 학생이 가해 또는 피해 학생으로 구분된다.

그러나 A군 부모는 당시 학폭위 소위원장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당시 소위원장이 A군이 언어폭력이라고 주장한 존나 등 비속어를 직접 읽어보면서 “학생들 사이에서 흔히 쓰는 단어가 아닌가요”라는 취지로 질문했기 때문이다.

A군 부모는 “학교폭력을 심의하는 소위원장이 어떻게 아이들이 내뱉는 비속어나 욕설을 '잘못된 언어'라고 지적하지 않고 평상시 대화라고 할 수 있냐. 자질이 의심스럽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저희 아이가 언어폭력에 대한 방어 차원으로 두 마디 욕을 했을 뿐인데 그런 아이를 이상한 아이로 취급하는 게 맞는 거냐”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결국 A군 부모는 소위원장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내용으로 인천시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한 상태다.

서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폭위는 중립적 입장에서 판단해야 하는 위원회다.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물어봤던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발언 내용은 회의록을 통해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