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대회 여자단체전 우승팀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진제공=대한탁구협회

2023년 한국탁구 ‘챔피언’은 누구일까.

대한탁구협회가 올 시즌 한국 탁구 최강자를 가리는 ‘제77회 신한 SOL 전국남녀종합탁구선수권대회’를 9일부터 15일까지 충남 당진실내체육관에서 개최한다.

대한탁구협회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해 온 종합탁구선수권은 국내에서 가장 오랜 전통과 동시에 특별한 권위를 지닌 탁구 대회로, 매년 한국탁구를 총 결산하는 의미가 우승 트로피에 담겨있다.

한 해 중반 종별선수권대회와 더불어 ‘선수권’의 타이틀이 붙는 유이한 국내대회이기도 하다.

연령별(종별) 선수권자를 가리는 종별대회와 달리, 모든 연령대 선수들이 구분 없이 맞대결하는 종합선수권 우승자(팀)야말로 한국탁구 챔피언이다.

신한금융그룹이 타이틀스폰서를 맡은 올해 대회는 개인단식 예선과 본선을 구분했던 작년과 같은 방식으로 치러진다.

상위랭커 16명(전년 8강, 랭킹상위자 8명)을 본선에 직행시키고, 나머지 선수들이 예선을 치러 본선진출자 16명을 가린 다음, 32강 본선 토너먼트로 순위를 정한다. 시드 배정으로 대진표 상 위치가 정해져있는 상위 랭커 16명의 본선 상대는 예선전이 끝난 직후 열릴 추첨을 통해 정해진다.

상대적인 하위랭커로서 예선부터 경기를 시작할 ‘도전자’들은 ‘본선진출’이라는 단계별 목표를 이룬 뒤 본선에서 더 큰 목표를 향해 달려가야 한다.

조별리그 후 본선토너먼트를 치르는 단체전과 넉-아웃 시스템 전면 토너먼트 방식인 개인(혼합)복식은 그대로다.

일반부와 대학부 선수들은 물론 한국탁구의 미래를 책임 질 초·중·고 유망주들도 대거 도전하는 것이 종합선수권대회의 특징이자 관전 포인트다.

선배들을 향해 돌풍을 몰아올 준비를 하고 있는 유망주들의 도전은 언제나 짜릿하다.

개인단식 7연패를 달성한 탁구의 ‘전설’ 이에리사의 첫 우승도 중학교 3학년 때 이뤄졌다는 사실이 종합탁구선수권대회의 성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

최근 평창아시아선수권과 항저우아시안게임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많은 활약을 펼친 국가대표선수들의 참가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남자 이상수(삼성생명), 장우진, 임종훈(한국거래소), 안재현(한국거래소), 여자 전지희(미래에셋증권), 이시온(삼성생명), 신유빈(대한항공), 김나영(포스코인터내셔널) 등 간판스타들이 현재 중국 청두에서 열리고 있는 ITTF 혼성 팀 월드컵에 출전하고 있는 까닭이다.

그렇다고 너무 우려할 필요는 없다. 이들이 혹시 빠진다면, 그 공백을 메울 또 다른 간판들이 있기 때문이다.

아시안게임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친 박강현(한국수자원공사)과 오준성(미래에셋증권), 청두에 가지 않은 여자대표팀 멤버 서효원(한국마사회)과 이은혜(대한항공), 아시안게임 대표이자 전년도 여자단식 챔피언 양하은(포스코인터내셔널), 남자부 전년 우승자 우형규(미래에셋증권) 등 꾸준히 라켓을 벼려온 스타들이 건재하다.

남자 미래에셋증권, 여자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단체전 디펜딩챔프들의 수성 여부도 흥미진진한 관전 포인트다.

선수들은 12일까지 예선을 마친 뒤 13일부터 각 종목마다 본격적인 토너먼트 경쟁을 통해 순위를 가린다.

14일 혼합복식과 남녀복식 결승, 마지막 날인 15일 남녀단식과 남녀단체전 결승이 열린다.

14일 오후에는 오랫동안 한국탁구 인기를 견인했던 스타 정영식의 은퇴식도 열린다.

이번 대회 주요 경기는 MBC SPORTS+가 중계한다.

대한탁구협회 공식 유튜브 채널(KTTA TV)을 통해서도 실시간으로 경기를 지켜볼 수 있다.

협회 관계자는 “당진체육관의 일주일은 국제무대 이상의 수준 높은 플레이로 채워질 것이다. 내년 2월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개최를 앞두고 마지막 국내 선수권대회에서 차분하게 숨고르기를 하는 무대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