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9 군사합의 파기…연평도 긴장
주민 안전 걱정 속 운항횟수 감소
유 시장 입도 취소에 건의도 불발
11일 인천시·옹진군 방문하기로
▲ 7일 오후 2시 연평면사무소에 지역 주민들이 모여 여객선 운항에 따른 긴급회의를 진행했다. /사진제공=주민
▲ 7일 오후 2시 연평면사무소에 지역 주민들이 모여 여객선 운항에 따른 긴급회의를 진행했다. /사진제공=주민

“북한이 해안포를 개방해둔 상태에서 여객선 운항 횟수가 줄어든다고 하니 주민 분위기가 뒤숭숭해요.”

7일 오후 2시 인천 옹진군 연평면사무소. 한두 명의 주민들이 면사무소 회의장을 찾기 시작하더니 금세 공간을 가득 채웠다. 당장 다음 주부터 '코리아킹' 여객선이 정기점검에 들어가면서 투입되는 대체선이 하루에 한 번밖에 다니지 않기 때문이다.

김정희 연평면 주민자치회장은 “며칠 전 이 소식을 접한 주민들은 불안한지 계속 문자를 보내왔다. 이후 관청을 찾아 이야기해봤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라며 “유정복 인천시장이 이번 주 연평도에 들어오면 건의하려고 했지만 유 시장의 일정이 취소되면서 무산됐다“고 털어놨다.

▲ 7일 오전 연평도 당섬선착장에 정박해 있는 코리아킹에 군 장병들과 주민들이 올라타고 있다. /연평도=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
▲ 7일 오전 연평도 당섬선착장에 정박해 있는 코리아킹에 군 장병들과 주민들이 올라타고 있다. /연평도=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

지난달 9·19 군사합의 파기 이후 남·북 사이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상황에서 여객선 정기점검으로 운항 횟수가 줄어들자 섬 주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인천과 연평을 오가는 '코리아킹'은 오는 11일부터 내년 2월4일까지 56일 간 정기검사에 들어간다. 선사는 이 항로 뱃길 유지를 위해 대체선인 '코리아스타'를 띄우지만 운항 횟수를 1일 1왕복으로 제한했다. 당초 코리아킹은 1일 2왕복해 섬 주민들의 일일 생활권이 보장됐다.

이에 주민들은 급하게 지난 5일 인천지방해양수산청에 탄원서를 전달했다. 불과 4㎞∼12㎞ 떨어진 북한의 해안포 포문이 열려 연평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 가운데 여객선 운항 횟수까지 줄어들자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는 내용이다.

최경일 중부리 이장은 “하루에 한 번 뜨면 인천에 나가면 무조건 1박을 해야 한다. 정기점검이 중요하지만 북 도발이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탄원에도 소용이 없자 주민들은 당초 6일 안보태세 점검을 위해 연평도를 방문할 예정인 유정복 인천시장과 문경복 옹진군수에게 건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기상악화로 유 시장의 방문 일정이 취소되면서 대화를 할 수 없게 됐다.

이날 면사무소에서 진행된 주민 긴급회의를 통해 주민 대표들은 오는 11일 뭍으로 나와 옹진군과 인천시 담당 부서를 찾기로 결정했다.

/연평도=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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