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조화환 시위에도 입장 표명·대응 無
온라인 커뮤니티에 구단 비판 글 쇄도
“모르쇠 일관…팬 무시하는 처사” 성토
내년 무관중 운동·2차 시위 논의 오가
▲ 지난달 29일 인천 미추홀구 문학경기장 일대에 '김강민 이적 사태' 관련해 설치된 근조 화환. /인천일보DB

“이렇게까지 무대응으로 일관할 줄은 몰랐습니다.”

인천 야구 팬 20대 홍 모 씨는 지난달 SSG 김강민 이적 사태 근조 화환 시위 이후 구단이 어떠한 공식 입장 표명이나 대응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실망을 넘어 허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구단이 어떤 사과나 해명을 하더라도 납득하기 어려웠을 것 같지만 그렇더라도 형식적으로나마 입장 표명이 있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모르쇠로 나올 줄은 정말 몰랐다”고 말했다.

SSG 김강민 이적 사태로 분노한 팬들이 근조 화환 시위까지 나섰지만 이후 구단은 사실상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구단이 분노한 팬들을 달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7일 SSG 랜더스 공식 팬 게시판(SSG톡) 등 온라인 야구 커뮤니티에는 지난달 29일 김강민 이적 근조 화환 시위 이후 구단의 무대응을 비판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한 팬은 “구단의 일 처리도 문제지만 사과가 없는 게 더 기분 나쁘다”며 “그냥 팬들을 무시하는 처사 아니냐”고 썼다.

지난달 29일 근조 화환 시위는 SSG 김강민 이적 사태에 분노한 팬들의 자발적 모금으로 이루어진 시위였다. 온라인 팬 커뮤니티를 통해 약 200만원을 모금해 화환 50개를 인천 문학경기장 입구 주변에 설치했다.

그러나 구단은 이와 관련해 홈페이지나 SNS 채널 등을 통해 어떠한 입장도 표명하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구단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나온 공식적으로 언급한 건 지난 1일 'SSG랜더스 김성용 단장, R&D 센터장으로 보직 이동'한다는 게시물에서 '2차 드래프트 과정에서 생긴 논란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성용 단장을 R&D센터 (구. 육성팀) 센터장으로 보직을 변경'한다는 한 줄 뿐이다.

또 다른 인천 야구팬 윤 모 씨는 “지난 근조 화환 시위는 그나마 오랫동안 구단을 응원해 온 열성 팬들이 나선 것이고 구단이 조금이라도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고 한 것”이라며 “구단이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으면 결국 '떠날 팬들은 떠나도 상관없다'는 걸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다음 시즌 시작하면 무관중으로 대응하자', '이제 더는 지쳐서 떠납니다' 등 실망한 팬들이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일부 팬들은 2차 시위도 논의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인천 야구팬은 “연말이나 스프링캠프 시작 전에 지역에 있는 이마트나 신세계 백화점 본점 쪽에서 시위를 진행할지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일보는 이와 관련해 구단에 입장을 물었으나 답변이 오지 않았다.

/유희근 기자 allway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