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 첨단 기술개발 선도 주체
열악한 환경 자생력 키워 위기 극복
부임 3년째…정상 향한 발판도 마련

“경기대진테크노파크가 뭐 하는 곳인지 아직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심지어 포천을 제외한 인근 시군의 공무원조차도 그렇게 생각한다.”

양은익(58·사진) 경기대진테크노파크 원장의 첫 마디다. 그는 직원들이 열심히 일한 대가치곤 주변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게 더 안타깝다고 했다. 경기대진테크노파크는 산업기술단지 특례법에 의해 지난 2005년 포천시 자작동에 설립됐다. 당시 경기도와 포천시, 대진대학교가 출연금을 냈다.

지금도 출연금의 일정 부분은 대진대가 지원하고 있다. 지원 규모는 경기도와 포천시보다 더 많다. 재단법인 명칭에 '대진'이 들어간 이유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밖에서 볼 때는 대진재단 산하 기업으로 인식하곤 한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달랐다. 중소벤처기업부와 경기도에서 감독하는 공공기관이다.

테크노파크는 전국에 19곳이 있다. 경기도 안산과 포천에 둥지를 튼 '경기테크노파크'와 경기대진테크노파크'도 그중 하나다.

그런데 두 곳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차이가 컸다. 경기TP는 경기도지사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국·도비 지원도 받는다. 그만큼 살림이 풍족한 편이다. 이와는 달리 경기대진TP는 열악한 입지조건에 국·도비 지원조차 넉넉지 않아 직원들이 몸으로 뛰어서 먹고 살아야 하는 구조다.

양 원장은 “경기대진TP는 설립 당시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한 푼도 지원받지 못했다. 경기도 역시 큰 지원은 없었다”면서 “현재 대부분의 공공기관은 인건비를 지원받고 있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 비수도권에 있는 설움인 것 같다. 스스로 인건비를 해결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이런 이유로 경기대진TP는 18년의 역사 속에 묵묵히 성장했다. 원장부터 직원들까지 발로 뛰며 이뤄낸 성과다.

현재 경기대진TP는 산·학·연·관의 유기적인 협력 체제를 구축해 지식기반 강소기술기업을 발굴하고 지원·육성하고 있다. 경기북부 10개 시·군을 대상으로 특화산업 기술개발을 돕고, 산업과 기술에 관한 정보 유통과 인력을 양성하는데 온 힘을 쏟았다.

분야도 다양하다. 지역특화사업으로 가구, 섬유, 식품, 환경에 이어 북부지역의 신성장동력인 드론산업을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양 원장은 “부임한 지 3년째다. 처음 왔을 때 예산이 부족해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직원들도 다른 공공기관에 비해 급여가 굉장히 낮았다”며 “그런데 직원들이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일했다. 하나의 공동체를 통해 일하다 보니 즐거웠고, 자생력을 키워 위기를 극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기도 넘겼고, 정상을 향한 발판도 마련했다. 이제 경기북부가 성장할 수 있도록 경쟁이 되는 아이템을 찾아보려고 한다. 그중 하나는 특화산업과 환경산업을 근간으로 한 지식기반산업이다. 이를 통해 경기북부 지역의 첨단기술개발을 이끄는 선도주체가 되겠다”고 밝혔다.

/포천=글·사진 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