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병원, 전국 첫 24시간 운영
올해 상반기만 182건 운항 실적
사망률 10명 중 1.6명 수준 개선
▲ 아주대병원 앞으로 닥터헬기가 운항을 대기하고 있다.

지난 2월, 광주시 한 공장에서 트럭에 짐을 쌓던 A씨가 3m 높이에서 추락했다.

119구급대원은 A씨를 중증외상환자로 판단, 촌각을 다투는 만큼 아주대학교 권역외상센터로 닥터헬기 이송을 결정했다. 이 같은 대처로 A씨는 무사히 수술을 받아 건강을 되찾았다.

지난해 한 용인시의 공장에서 작업자에 신체 일부가 눌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장소와 병원은 30km 이상이 떨어져 있어 골든타임을 지키기 어려워 보였다.

이때 아주대병원에서 대기 중이던 닥터헬기를 출동시켰고 25분만에 현장에 도착해 환자를 구조하는 데 성공했다. 출동 당시 심정지가 왔던 환자는 의식을 되찾고 새 삶을 살아가고 있다.

'경기도 닥터헬기'가 올해 상반기에만 182건의 운항 실적으로 도민들의 생명을 지켜내고 있다.

경기도 닥터헬기는 지난 2018년부터 경기도가 중증외상환자 이송체계 구축을 위해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와 손을 맞잡고 2019년 8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나서 왔다.

당시 열악한 응급 의료체계 현실에 대해 고충을 토로해 온 아주대병원 이국종 교수의 요청을 경기도가 적극적으로 수렴하게 되면서 강원, 경북, 충남, 전북, 인천, 전남에 이어 전국 7번째로 닥터 헬기를 도입하게 됐다.

특히 경기도의 닥터 헬기는 전국 최초 24시간 운영되면서 외상환자사망률을 크게 낮추는 성과를 거뒀다.

실제 닥터헬기 등 중증외상시스템 도입 이후 국내 예방가능외상사망률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예방가능 외상사망률은 골든타임 내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비율로 수치가 낮을수록 외상환자를 더 살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정경원 교수팀에 따르면 2015년 당시 국내 예방가능외상사망률은 30.5%로 우리보다 40년 이상 중증외상시스템을 도입한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의 예방 가능 외상사망률인 5%와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그런데 외상체계 도입 이후 10년만인 2019년에는 15.7%까지 떨어지면서 큰 성과를 보이고 있다. 2015년에 비해 1247명의 외상환자를 더 살린 셈이다.

정경원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은 “불과 10여 년 전인 2010년 초만 해도 한국의 예방가능한 사망률이 30%를 넘었다. 권역외상센터를 설립하고 이송체계를 개선하는 등 외상시스템 도입 후 외상사망률이 10명 중 1.6명 수준으로 개선되는 고무적인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닥터헬기의 운항실적도 크게 늘었다. 2019년 26건이던 실적은 2020년 66건 2021년 86건 2022년 367건 올해 상반기(6월 30일 기준) 182건으로 증가했다.

엄원자 경기도 보건의료과장은 “보다 지역외상치료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외상진료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확대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기도는 권역외상센터, 지역외상협력병원, 119와 닥터헬기 등 지역 외상체계를 강화해 예상가능외상사망률을 12% 수준으로 낮춰갈 방침이다.

/글·사진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