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주)더바이오

기능성 조명으로 바이러스 제거
인체 생체리듬 조절 기술 보유
'오렉스' 등 다양한 제품 생산

디자인 전문업체와 파트너십
알약 모양 색다른 '전구' 탄생
국내시장 넘어 세계시장 도전

어떤 공간이나 사물을 비추는 빛. 전 세계 산업이 주목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가 바로 조명이다. 2010년 들어 환경·에너지 정책의 일환으로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는 LED(LIghtEmittingDiode·발광다이오드) 도입 등에 나선 바 있다. 미국은 지난 8월 1일부터 효율이 낮은 백열전구 판매를 금지하기도 했다. 국내 LED 시장 규모는 연평균 약 19.8% 성장, 2030년 2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인천일보가 '경기도 융합지원 사례'를 통해 마지막으로 만난 중소기업은 새로운 조명 기술과 가치를 창출하고 있었다.

▲ 인간 중심의 조명(휴먼 센트릭 라이팅) 개발 중소기업인 ㈜더바이오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각종 자사 제품을 두고 회의하는 모습.
▲ 인간 중심의 조명(휴먼 센트릭 라이팅) 개발 중소기업인 ㈜더바이오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각종 자사 제품을 두고 회의하는 모습.

2018년 1월 설립된 ㈜더바이오는 5년여 운영된 신생 기업이지만, 미래 LED 조명에 빠르게 나아가고 있는 곳이다. 고양시에 본사와 공장을 두고 있다. 조명으로 바이러스 제거, 인체 생체리듬 조절이 가능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기술만 아니라 저렴한 단가경쟁력을 겸비했다.

취득한 특허 등 지식재산권은 15건. 또 'OREX(오렉스)'라는 자체브랜드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데, 2020년 홈플러스 전국 지점을 비롯해 하나로마트 등에 입점했다. 코로나19 펜데믹에도 불구하고 재무능력이 2021년 9억300만원에서 2022년 40억4400만원으로 5배가량 성장했다. 내년에는 96억원으로 늘어 점차 100억원대로 진입할 전망이다. 경기도유망중소기업과 고양시우수중소기업으로 선정됐다.

 

▲비추는 것을 넘어 '돌보는 빛'…디자인까지 잡는다

1879년 토머스 에디슨이 발명한 백열전구 이후, 인류의 삶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다줄 새로운 모델은 어떻게 될까. 조명 기술은 LED를 지나 인터넷을 활용한 스마트, 자동으로 작동하는 인공지능(AI)까지 빠르게 변화했다. 그다음 세대가 바로 '휴먼 센트릭 라이트(Human CentricLight)'이다. '인간 중심의 빛'으로 해석되는 이 기술은 조명 이용자의 생체리듬과 기분, 감정 등의 조절을 돕는 놀라운 성능이 있다.

㈜더바이오의 특화 기술은 크게 3가지다. 우선 '울트라 플라즈마 이오나이저'가 있다. 이 기술의 원리는 가시광선 광촉매 모듈로 고전압 발생 → 양·음이온 분해 수증기를 통해 세균과 미세먼지 등의 세포를 파괴하는 순서로 이뤄진다.

'가시광선 광촉매'는 가시광선이 광촉매 물질을 만나고 공기 중 물 분자를 수소·산소이온으로 분해 → 공기 중 반응 → 곰팡이균, 암모니아, 벤젠, 톨루엔 등을 물과 이산화탄소로 변환하는 원리다. 이 2가지는 공기를 정화하는 효과를 낸다. 시험성적 결과 240분 기준 99%~100% 정화 능력이 인정됐다.

▲ 정석순 ㈜더바이오 대표가 사무실에서 자체 개발한 바이러스 제거, 신체리듬 조절 등의 기능성 조명을 점검하고 있다.
▲ 정석순 ㈜더바이오 대표가 사무실에서 자체 개발한 바이러스 제거, 신체리듬 조절 등의 기능성 조명을 점검하고 있다.

'오파장'은 청록색과 붉은색 파장을 보강하는 특수한 모듈을 LED에 장착, 태양광과 가장 가까이 구현한다. 눈이 편안한 빛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기능별 제품군을 41종으로 다양하게 둬 최소 4000원대부터 소비자가 접할 수 있다.

타사에서는 기능이 없는 순수 LED 제품만 구매할 수 있는 비용이다. 어느 정도 성능이 있는 경우 기존 국내 대기업 제품은 23만원이 넘는데, ㈜더바이오는 70% 이상 낮은 원가로 제작하고 있다.

램프 동작 전압과 드라이브 보강 설계로 안정성도 높였다.

㈜더바이오는 '디자인 혁신'으로 한 단계 나아가기로 했다. 올해 경기도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GBSA)의 융합지원 사업에 참여한 ㈜더바이오는 디자인 전문 업체와 파트너를 맺었다. 두 회사의 융합 과정에서 만들어진 '알약' 모양의 색다른 전구는 각종 테스트에서 LED 국제표준 기준치 이상의 수치와 인체에 유익한 오파장 검출 등 모든 관문을 통과했다. 가격은 10달러 이내로 출시할 계획이다. 유사한 제품의 10분의 1 수준이다.

 

▲글로벌 시장 '선점' 나선다

이번 융합 참여 경험은 중소기업에게 큰 힘이 됐다. 이미 해외 일부 브랜드는 사각형 등 정형화된 틀을 벗어나 신소재를 적용한 디자인 조명을 출시하고 있다. ㈜더바이오는 유럽향 디자인 창작 기술이 있는 회사와 협업해 기능과 디자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제품을 개발, 국내외 시장을 개척하고자 한다. 공간 인테리어와 이용자 세대 등을 고려한 조명으로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더바이오의 최대 목표다. 별도로 삼성 갤럭시핏 디자인 업체와 융합으로 프리미엄 스탠드 조명도 개발했다.

㈜더바이오 사무실 내부에서 직원들이 자유롭게 일하고 있다.
▲ ㈜더바이오 사무실 내부에서 직원들이 자유롭게 일하고 있다.

실행 단계에 왔다. ㈜더바이오는 미국의 조명 분야 대기업으로 신제품을 비롯한 각종 제품을 납품하기로 했다. 해외 인증 등의 절차를 마무리한 뒤 내년 6월쯤이면 실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1월 개막하는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4'에도 참여할 방침이다.

국내에서도 수도권 및 영·호남, 충청지역 등 전국 주요 도시 조명대리점과의 전속 판매계약 체결, 1800여개 다이소 매장 납품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공공분야가 특히 기대된다. ㈜더바이오 제품은 차별화된 기능은 물론, 긴 수명을 자랑하기 때문에 공공주택이나 사무실, 주차장 등 시설에 설치하기 적합하다. 이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는 이달 들어 시제품 공동 개발에 들어갔다. 약 6개월의 개발을 마치고 2025년에 사용될 전망이다. 지방자치단체, 학교 등에서도 매출을 노리고 있다. 이미 과천도시공사와 강원도 양양경찰서, 대구경찰서에 제품을 설치한 성과가 있다.

/글·사진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인터뷰] 정석순 (주)더바이오 대표

“조명, 제조원가 낮춰 대중화 시각적 효과 넘어 삶을 개선”

▲ 정석순 ㈜더바이오 대표가 자사 제품을 들고 인천일보와 인터뷰하는 모습.

“그동안 밝고 오래가는 기능만 주목받았지만, 이젠 사람을 배려하는 기능을 확산시키고 싶습니다.”

정석순 ㈜더바이오 대표는 5일 인천일보와 인터뷰에서 “현대 인간이 살아가는데 빛과 조명은 어디든지 필요한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지만, 국내에서는 체계적인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 대표에 따르면 미국항공우주국(NASA)는 오랜 시간 우주정거장에서 생활하는 우주인들의 업무·수면 효율을 높이기 위해 조명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학계는 조명의 의료적 기능에 주목, 관련 연구가 활발하다. 독일과 일본 기업은 이미 조명을 의료기구로 활용할 수 있는 단계에 진입했다. 즉, 조명은 이제 시각적 효과가 아닌 삶을 개선해주는 역할로 진화한 것이다.

정 대표는 “해외는 물론 국내 대기업에서도 인간 중심의 조명을 생산하고 있는데, 문제는 초고가라는 점”이라며 “더바이오의 브랜드 'OREX(오렉스)'는 기성품의 기능에 절대 뒤지지 않는 데다 제조원가를 절감해 소비자가 저렴하게 이용해볼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2020년 7월 21~23일 ㈜더바이오가 소비자 101명을 대상으로 구매 의사를 물어본 결과, 90% 이상은 '한 번쯤 써보겠다'는 긍정적으로 답했다. 정 대표가 제품마다 기술을 차등 적용하는 방식 등을 도입하고 소비자 진입 장벽을 낮춘 것은 시장 경쟁력 확보라는 의도가 있지만, 가장 큰 목적은 '대중화'였다.

그는 “진입 장벽이 워낙 높다 보니 아직도 조명 기술을 느껴보지 못한 소비자들이 대부분이다. 심지어 한국 대기업 제품도 활발하게 쓰이지 않고 있다”며 “물론 기술이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소비자들이 알게 하는 것이다. 중소기업이 세계 시장을 선점하는 것을 꿈꾼다”고 했다. 기업을 차리기 이전에 로스쿨에서 변호사를 준비했던 정 대표는 아버지의 조명 회사를 통해 관련 기술을 접하고 진로를 바꿨다. '참신함'으로 승부를 보려던 그에게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GBSA) '융합 지원' 사업 참여는 시의적절한 기회였다.

정 대표는 “단순 제조업에서 디자인 혁신으로 신제품을 만들고 싶었으나, 자금과 기술적인 문제가 당연히 있었다. 융합을 자체적으로 추진하기도 쉽진 않다”며 “다른 분야의 전문가가 만난다는 점에서 상당히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미 미국 대형 조명 유통회사와 업무협약도 맺은 상태로, 경기도 지원을 거쳐 나온 제품이 해외시장으로 활발히 진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끝으로 그는 “소비자들에게 사랑받기 위해 홍보하는 것은 물론, 강원 폐광지역 기업 이전 프로젝트 참여 등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사진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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