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수원삼성의 2부 강등은 충격적이다. 우리나라 프로축구 창단 원년 멤버이며 한때 이름을 날린 '축구명가'의 몰락이어서 팬들의 실망도 크다. 스포츠계 일등주의를 표방했던 삼성의 굴욕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의 구단 운영실태를 들여다보면 예견된 수순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근시안적 구단운영과 소극적인 투자, 선수영입 실패, 감독 부재 등 총체적 난국이 불러온 결과 이기 때문이다.

수원삼성은 지난 시즌도 10위에 그치며 창단 첫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했다. 그나마 FC안양을 꺾고 강등 위기에서 기사회생했지만, 큰 위기를 겪고도 교훈으로 받아 들이기는커녕 변화와 혁신을 이루지 못하고 2부 나락으로 떨어졌다. 이를 볼 때 우연도 불운도 아닌, 무능했던 수원이 스스로 자초한 업보이자 필연임이 분명하다. 원삼성은 2023시즌 초반부터 일찌감치 꼴찌로 추락했다. 개막 7경기 연속 무승(1무 6패)에 그쳤고 시즌 38경기에서 8승9무21패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12위 꼴찌를 했다. 그리고 1995년 창단 이후 28년 만에 다이렉트 강등의 굴욕을 당했다. 적어도 10년 전까지 수원삼성은 이렇지 않았다. '레알 삼성'이니 '수원 첼시'니 하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인기와 명성을 떨쳤다.

K리그1 우승 4회, FA컵 5회, 리그컵 6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2회 정상에 올랐다. 수많은 국가 대표들도 배출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역할을 한 것은 수원을 비롯한 경기도 연고 팬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주었다는 사실이다. 아울러 K리그 팬덤 문화도 끌어내며 국내 프로 축구계 활성화에도 기여 했다.

이번 수원 삼성의 몰락은 경고음을 무시하면 더 큰 불행을 초래한다는 교훈도 남겼다. 프로축구는 팬들의 함성을 먹고 산다는 말이 있다. 팬들의 사랑이 식으며 존재 가치가 없다는 이야기도 한다. 물론 2부 강등이 영원한 강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고 팬들의 실망을 상쇄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따라서 다시 명예를 찾기 위해선 원인 제공자인 구단의 환골탈태가 우선이다. 그래야 비록 2부 소속이지만 연고 팬들의 격려와 응원도 계속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