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건조성 사업 올해 45억 →42억
여성가족재단 출연금 2억 이나 싹둑

인천여성영화제 예산도 전액 삭감
대다수 지원금 의존…사업 차질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내년부터 인천시의 성인지 관점을 반영한 정책 발굴이 지지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성감수성을 높이기 위해 정책을 개발하고, 추진하는 데 쓰이던 예산이 내년부터 줄어든다.

인천시의 2024년도 예산안을 살펴보면 '양성평등 여건조성' 사업 예산이 올해와 비교해 2억원가량 감액됐다. 2023년 배정된 예산은 45억1600만원이었던 반면 2024년은 42억6600만원으로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양성평등 여건조성' 사업 중 가장 크게 줄어든 분야는 '여성정책 개발·운영'이다. 올해 43억9900만원이었던 예산이 내년 41억4900만원으로 감액됐다. 인천여성가족재단 출연금이 2억원가량 줄어들면서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인천여성가족재단은 성평등 실천을 위해 인천발전연구원 여성정책센터와 인천여성문화회관이 통합돼 2013년 출범했다.

지난 10년 동안 지역 특성에 맞는 여성가족정책 연구와 여성사회교육, 일자리 지원 사업을 선도적으로 추진해 왔다.

유경희 (민·부평2) 인천시의원은 “성감수성을 높이기 위해 바탕이 돼야 할 것은 정책 개발인데, 그와 관련된 예산이 내년부터 줄어들게 됐다”라며 “내년 예산안을 봤을 때 여성 분야 예산 대다수가 지원금 쪽에 쏠려있어 아쉬움이 남는다”라고 지적했다.

올해 논란이 됐던 '인천여성영화제' 예산도 전액 삭감됐다. 이 사업에 올해 배정된 예산은 4000만원가량이었지만 이마저도 시와 갈등이 생기면서 사용하지 못했다.

'인천여성영화제'는 제2차 인천양성평등 종합계획에 포함된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인천시는 2024년도 예산에 반영하지 않았다.

손보경 인천 여성회 대표는 “인천시의 양성평등 문화 확산을 위한 예산이 적은 편인데 이번에 감액까지 했다”라며 “특히 올해 논란이 됐던 인천여성영화제 예산은 아예 편성조차 하지도 않았다.

성 평등 인식 확산을 위해 마련된 종합계획에 세워져 있는 사업임에도 예산을 세우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지 않나 싶다”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시 재정이 어려워지면서 전반적으로 재단 관련 출연금이 줄어들다 보니 여성가족재단 출연금도 소폭으로 줄일 수밖에 없었다”라며 “연구비를 최대한 줄이지 않고 기본 경비를 줄인 상태”라고 말했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