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아프 버금” 호응 속 나흘간 일정 마무리
입장 관객수 6만3000명…100억원 매출
단순 전시 넘어 미술축제 형식 진행 호평

“엄마 이 그림 멋지다.” 26일 인천아시아아트쇼가 열리던 현장에서 한 소녀가 어떤 그림에 멈춰 섰다. 고민 끝에 아이의 엄마는 500만원을 주고 그림을 선물해줬다. 기뻐하는 딸을 보며 엄마는 '충분히 값지다'고 생각했다.

11월23일부터 26일까지 나흘간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2023인천아시아아트쇼는 이런 식의 구매자들이 상당했다. 수준작들이 전시된다는 소식을 듣고 구경삼아 와봤다가 작품에 홀려 한 점 사거나 평생 꼭 장만하고 싶던 작품이 온다는 정보에 미리 작정을 하고 온 이들까지 전시장을 가득 메웠다.

이번 행사에 다녀간 입장 관객수는 6만3000명으로 약 1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3회를 맞은 인천아시아아트쇼가 이번부터야 말로 진가를 발휘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아이패드 에디션이 3억5000만원에 판매됐고 이우환 작가의 '바람'은 2억400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이영섭 작품 여행 시리즈 5종은 완판됐으며 그의 천사 샘물 작품은 어린이 관람객에게 인기를 끌었다. BTS 뷔가 좋아해 알려진 김우진 작가의 사슴도 인천아시아아트쇼에서 모두 팔렸다.

'인터스텔라'라는 갤러리는 출품한 작품을 다 판매해 15억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이런 고가의 작품뿐 아니라 300만원 이하의 작품들도 대거 판매됐다. 수준 높은 작가들의 작품만을 선별해 합리적인 가격에 내놓은 인천아시아아트쇼 조직위원회의 전략이 공감을 얻으며, 수요자는 좋은 작품을 소장할 수 있고 신진작가와 갤러리들은 수익을 얻는 선순환의 흥행이 이뤄졌다.

미술 애호가들과 '큰 손' 컬렉터들도 이번 인천아시아아트쇼를 키아프(Kiaf·한국국제아트페어)에 버금간다고 평가할 정도로 만족도가 높았다.

특히 평범한 가정과 개인에 미술품 구매 장벽을 낮췄고 문화예술 불모지인 인천에서 이런 움직임이 싹텄다는 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 단순 전시뿐 아니라 와인 시음행사, 어린이 미술 체험행사 등 다양한 시도로 미술 축제의 형태로 추진한 것도 반응 좋았다.

정광훈 인천아시아아트쇼 이사장은 “인천에서 불가능해 보이던 미술 시장이 이렇게 자리를 잡고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며 “인천 예술발전을 위해 격려해주신 분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며 내년 행사를 더 탄탄하게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