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천장'은 능력을 충분히 갖춘 사람이 직장 내 성이나 인종 차별 등의 이유로 고위직을 맡지 못하는 상황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용어이다. 넓은 의미에선 동일한 노동 경쟁력을 가졌음에도 특정 집단에 속한다는 까닭으로 승진이나 연봉 상승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때도 사용한다. 일하는 여성의 환경을 평가하는 '유리천장 지수'에서 한국은 지난해 꼴찌를 기록하기도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 29개국 가운데 10년 연속으로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인천 공직 사회도 여성을 유리천장에 몰아넣기 일쑤다. 여성이란 이유로 특정 분야 업무에만 집중적으로 몰아넣는 행태를 반복한다.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시와 인천 10개 군·구 공무원 1만4352명 중 여성은 7667명(53.2%)으로 절반을 넘겼다. 하지만 공직 사회 유리천장은 여전히 두텁기만 하다. 고위공직자로 분류되는 3급 이상 공무원은 총 36명인데, 이 중 여성은 단 1명에 그친다.

군·구의 고위공직자인 4급까지 넓혀도 총 266명 중 여성은 56명(21%)에 불과하다. 7급 여성 공무원 비율 55.9%, 8급 61.6%, 9급 60.5%와 크게 비교되는 수치다. 더 큰 문제는 특정 업무 쏠림 현상이다. 관리자급 여성 공무원 담당 보직을 보면, 여성·가족·문화·아동·청소년 등의 업무에 몰려 있다. 시의 유일한 3급 여성 역시 '여성가족국' 부서장이다. 과장급(4급) 시 본청 여성 공무원 담당 업무를 분석해도, 30명 중 13명이 여성가족국에 몰려 있다. 선출직 공직 사회도 별로 다르지 않은데, 시의회 5개 상임위원회 중 '문화복지위원회'에만 여성 의원이 절반(8명 중 4명)을 차지한다. 나머지 상임위엔 여성이 아예 없거나 1∼2명에 그친다.

이렇게 여성을 유리천장에 가두는 일은 비단 인천시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 널리 퍼진 고질적 문제다. '남녀평등'이란 기치를 오랫동안 올렸는데도, 공직 사회에서조차 아직도 이를 무시하는 조처는 하루빨리 개선해야 마땅하다. 여성들의 업무 능력이나 자질과 관계 없이 여러 영역에서 '성별 분업'을 하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 사회 전반에서 일하는 여성의 환경을 전반적으로 향상시키려는 노력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