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동에 이동 노동자 쉼터 조성
안마의자·컴퓨터·프린터 구비
이용자 주차 공간 부족 아쉬움
▲ 지난 24일 오전 인천 남동구 구월동 '인천 생활물류 쉼터'에서 생활물류 서비스 종사자들이 쉬고 있는 모습.

“추운 날씨에 '콜'을 대기하는 동안 빌딩이나 편의점에 들어가 몸을 녹였는데 이제 쉴 수 있는 공간이 생겨서 너무 좋습니다.”

지난 24일 오전 인천 남동구 구월동 '인천 생활물류 쉼터'에서 만난 배달 라이더 김부환(39)씨는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핸드폰 충전기와 전자레인지 등 세심한 부분까지 잘 갖춰져 있고 시설도 깔끔해 놀랐다”며 “아직 쉼터를 모르는 이동 노동자들이 많은 것 같은데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대리운전과 택배 배달 노동자 등 생활물류 서비스 종사자를 위한 노동자 쉼터가 문을 열었다. 인천시가 이동 노동자 전용 쉼터를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단법인 노동희망발전소가 위탁 운영하는 쉼터는 남동구 성말로 9 이노프라자 건물 2층에 자리 잡았다. 전용면적은 181㎡이다.

이날 현장을 살펴보니 안마의자 3대와 리클라이너(등받이가 뒤로 넘어가는 안락의자) 4대 등 편히 누워서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또 개인용 컴퓨터와 프린터가 구비돼 있었고 음료도 무료로 마실 수 있었다.

다만 쉼터 이용자들의 주차 공간이 부족한 것을 두고선 아쉬움이 남는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대근 라이더유니온 인천지부장은 “쉼터가 구월동 로데오거리 한가운데에 있어 접근성이 높지만, 주변에 오토바이를 세워 둘 공간이 마땅치 않다”며 “오토바이 전용 주차 공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제안했다.

간이형 쉼터 설치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인화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장은 “접근성이 뛰어난 컨테이너형 간이 쉼터가 생기면 이용률이 높아질 것”이라며 “경기 고양시는 컨테이너형 쉼터를 설치해 접근성을 높이고 설치·운영 비용도 절감했다. 좋은 참고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에서는 9곳, 경기도에서는 14곳의 생활물류 쉼터가 운영 중이다.

시는 앞으로 운영 성과 등을 분석해 생활물류 쉼터를 확충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오토바이 주차 문제는 관할 지자체인 남동구와 협의해 보겠다”며 “쉼터를 시작으로 생활물류 종사자들의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나라 기자 nar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