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문화재단 경기상상캠퍼스 공간 1986 '우리, 빛나는 가치'

존재의 의미 주제…9명의 작가 전시 참여
이민희·박숙은, 장애 담담함 표현
안옥현, 특정 직업 인물 9분 담아내
▲ 지난 16일 경기문화재단이 경기상상캠퍼스 공간1986에서 개최한 9인의 사진전 및 시민참여 미디어전 <우리, 빛나는 가치> 전경

9인의 작가가 저마다의 시선 속 ‘사람’을 렌즈에 담았다.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평범한 주변인들부터 망각 속 환영에서만 찰나에 존재하는 일시적 감정까지, 독창적인 시선들 속에서 공통으로 말하고 있는 ‘사람’은 그렇게 다시 하나의 가치로 모인다.

경기문화재단이 경기상상캠퍼스 공간1986에서 9인의 사진전 및 시민참여 미디어전 <우리, 빛나는 가치>를 마련했다. 경기도 사진복합문화공간 조성 시범 프로그램인 이번 전시는 ‘존재의 의미와 공존의 가치’를 주제로 1·2부로 나눠 세계적 작가들의 작품 전시는 물론,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아트 월(Art Wall) 등을 운영하며 이달 말까지 시민들을 맞이한다.

먼저 1부 전시는 경기도를 중심으로 활동하거나 도 소재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한 9인의 작가가 자신의 관점으로 바라본 사람과 삶에 대한 존재적 가치를 소개했다.

세계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권순관, 안옥현, 천경우 작가를 포함해 박숙은, 송재익, 신수와, 이민희, 장소영, 하다원 등 대학생부터 40·50대 중년까지 폭넓은 연령층의 작가들은 각자가 처한 상황이나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 속 다양한 삶의 단면을 보여준다.

그중에선 전시장을 들어서 가장 먼저 시민들을 맞이하는 이민희 작가의 ‘자각몽’, 박숙은 작가의 ‘Turning Point’처럼 장애를 딛고 자신만의 세상을 확장하고 삶의 가치와 의미를 부여해나가는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 지난 16일 경기문화재단이 경기상상캠퍼스 공간1986에서 개최한 9인의 사진전 및 시민참여 미디어전 <우리, 빛나는 가치> 전경

두 작가는 자신과 주변인들이 가진 장애의 한계를 넘어서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담담하게 표현해내는가 하면, 내면에서 느끼는 에너지와 빛의 형이상학적 이미지를 몸짓으로 표현하며 존재와 의식 너머의 경계를 말하기도 한다.

찰나의 순간에 집중한 작품도 있다. 권순관 작가의 ‘A HANGING OLD WOMAN’ 등 작품은 현실에서 있을 법하지만 어딘가 어색한 조명을 작품 속으로 끌어들이며 환영 속에서만 일시적으로 존재하는 찰나의 감각을 시각화했다.

안옥현 작가의 ‘이 뉘앙스에서 저 뉘앙스 사이를 찾아 헤맨다’나 천경우 작가의 ‘Nine Editors’ 시리즈는 사랑을 말하는 미묘한 찰나, 확고한 취향과 개성을 추구하는 특정 계층의 직업을 가진 인물의 9분의 시간 등을 담아내며 다르지만 비슷한 삶의 역설과 사랑의 불확실한 감정을 보여준다.

장소영 작가의 ‘몸이 드는 잠’ 역시 잠이 드는 찰나의 순간을 대상화하며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 안에서 몸이 느끼는 촉각적 감각을 시각화했다.

관계 맺기 작업을 통해 인간 내면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신수와, 하다원 작가의 작품들은 일상의 내밀한 시선을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타인과 교감하고 관계를 맺어가는 과정에서 재발견하는 존재적 가치를 다시 한 번 깨닫게 한다.

▲ 지난 16일 경기문화재단이 경기상상캠퍼스 공간1986에서 개최한 9인의 사진전 및 시민참여 미디어전 <우리, 빛나는 가치> 전경

멀티 벙커에서 진행되는 2부 ‘Island RE’에서는 1부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의 작품과 연계한 퍼포먼스 영상 및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동시에 시민은 직접 촬영한 사진을 포토 콘테스트와 연계해 상영하는 아트 월로 전시에 참여한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박민경 큐레이터는 “각종 범죄로 낯선 사람을 두려워해야 하고 서로에게 무관심한 현대의 문화 속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를 좀 더 끈끈하게 느낄 수 있게 하는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며 “단절되고 고립되는 관계를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느끼고 참여하며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박지혜 기자 p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