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건우 연수구 제20대 대선 개표사무원
▲ 배건우 연수구 제20대 대선 개표사무원

내년 4월에 실시하는 국회의원선거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면 지난 2022년 당시 제20대 대통령선거 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우연한 기회를 통해 친구와 함께 연수구에서 대선 개표사무원을 경험해 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수당만을 생각해 응한 업무였지만, 개표사무원을 해보면서 개표소에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었다.

연수구 각 지역에서 오는 투표지가 담긴 묵직한 투표함을 보면서 연수구 유권자의 표가 이곳으로 오는구나 싶었다. 경찰을 포함해 수많은 사람이 투표함 이송부터 모든 과정을 지켜보고 있었다. 개표가 시작될 무렵 실시간 온라인 방송을 위해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촬영하는 사람들이 곳곳에 나타났다. 잠깐은 과한 감시를 받고 있다는 생각에 내심 불편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그들도 지켜보고 있기에 개표가 철저하고 공정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확인시켜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표장에서는 투표함의 관리를 문제 삼은 고성이 오가기도 했지만 큰 문제 없이 잘 해결되었다. 지상파 방송을 포함한 여러 미디어 매체에서는 선거와 투표 과정의 여러 사건 사고에 대해 다루고, 혹자는 이 과정에서 부정한 손길이 닿았을지도 모른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또한 일부 언론에서는 부정선거에 대한 걱정과 우려를 표하고, 공직선거법 위반이 아니냐는 지적을 하기도 한다.

직접 개표소에 가서 개표사무를 하기 전까지는 이러한 내용의 뉴스를 볼 때면 나도 같은 걱정을 하고 있었다. '혹시 내 표가 누락되지는 않을까?' 또는 '누군가가 내 투표지에 손을 댈지도 모른다' 하는 걱정이었다. 하지만 개표사무원을 해보고 나니 감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싶다.

투표소에는 투표관리관과 투표사무원, 참관인, 안내요원 등 많은 사람들이 투표과정을 지켜보고 있고, 투표가 끝나면 투표함은 철저히 봉인된다. 또한 투표관리관과 참관인은 투표함이 개표소까지 이송되는 과정에 함께한다. 개표하는 과정에서도 수많은 개표사무원이 밤새 표를 나누고 정리하고 여러 번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 수많은 안전장치들과 제도 그리고 수천, 수만의 유권자가 투표지와 투표함을 지켜보고 있기에 나의 표는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유권자가 우리의 권리와 선거관리 과정에 지금처럼 관심을 갖는다면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한층 더 성숙해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배건우 연수구 제20대 대선 개표사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