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승 후 눈물 흘리는 최원준. 사진제공=PBA

무려 1538일(4년2개월)만이다.

‘잊혀졌던 챔피언’ 최원준(45)이 PBA투어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화려하게 귀환했다.

최원준은 15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당구 PBA 6차 투어 ‘NH농협카드 PBA 챔피언십’ 결승전서 ‘튀르키예 강호’ 비롤 위마즈(웰컴저축은행)를 세트스코어 4대 2로 제압하고 정상을 밟았다.

이로써 우승 상금 1억원을 안은 최원준은 PBA 출범시즌인 2019-20시즌 3차투어(웰컴저축은행 웰뱅 챔피언십) 우승(2019년 8월 30일) 이후 정확히 1538일만에 통산 두 번째 정상을 밟았다.

또 원년 시즌 우승 등 활약에 힘입어 2020-21시즌 팀리그 출범 당시 블루원엔젤스에 입단했지만 한 시즌만에 방출된 설움도 털어냈다.

아울러 최원준은 이번 우승으로 PBA투어 우승자 가운데 최초로 팀리그 소속이 아닌 선수가 우승컵을 든 진기록도 남기게 됐다.

이날 최원준은 첫 세트를 가져왔지만 2·3세트를 내주며 위기를 맞았다.

4세트, 감각을 되살린 최원준이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최원준은 첫 공격을 뱅크샷 포함 하이런 8점으로 멀찌감치 달아난 뒤 2이닝째 1득점, 3이닝째 6득점으로 단 3이닝만에 15점을 채웠다. 비롤이 3득점에 그쳐 15대 3으로 최원준이 세트를 따냈다.

최원준은 여세를 몰아 한 세트를 더 달아났다.

운명의 6세트. 최원준은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후공 최원준은 첫 공격을 1득점으로 돌아선 비롤의 공격 실패를 넘겨받아 4득점으로 시작해 2, 3이닝서 각 4, 3득점하며 11점까지 도달했다. 비롤이 3이닝과 4이닝을 공타로 날리자 4이닝 공격서 남은 4점을 쓸어 담아 15대 2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준결승서 최성원(휴온스)을 상대로 패배 직전 기사회생, 풀세트 접전 끝에 4대 3 승리를 거두고 결승에 진출해 오랜만에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한 최원준은 눈물을 터트렸다.

최원준은 “PBA 초창기때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러나 우승 후 그 자리를 지키기가 어렵다는 말이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정말 긴 슬럼프를 겪었다. 스트로크부터 아무것도 안됐다. 처음엔 안되는 이유에 대해 변명만 만들었던 것 같다. 그러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부터 현실적인 부분을 직시했다. 고민하고 연습했다. 블루원엔젤스의 엄상필 선수가 같은 팀 리더였는데, 그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 제가 갖지 못하고 있던 것들을 보완해줬다.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이 날이 다시 올 줄 몰랐다. 우승해서 너무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한편, 대회 한 경기에서 가장 높은 애버리지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웰뱅톱랭킹’(상금400만원)은 32강서 임성균(하이원리조트)을 상대로 애버리지 2.813을 기록한 강동궁(SK렌터카)이 수상했다.

시즌 여섯 번째 투어를 마무리한 PBA는 오는 22일 강원도 정선 하이원 그랜드호텔 컨벤션홀에서 7차투어 ‘하이원리조트 PBA-LPBA 챔피언십’을 개최한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