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섭 경기본사 사회2부 부장.
▲ 김은섭 경기본사 사회2부 부장.

쌀농사를 지으며 생계를 유지하는 파주의 농민들이 요즘 피를 토하고 있다. 파주농협쌀조합공동법인(RPC)이 지난해 농민에게 7만3000원에 사들인 햇벼를 올해는 6만3000원에 수매하겠다고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해마다 물가가 오르듯 지난해 대비 올해는 유독 농기계 수리비나 각종 농약이나 비료대금이 대폭 인상되었는데 RPC의 벼수매가격 인하는 깊어져 가는 농민들의 시름에 절망감을 주고 만 것이다.

급기야 농민들은 현실적인 수매금액을 요구하며 자신들이 정성 들여 키운 햇벼를 RPC 앞마당에 쏟아붓고 불을 지르려는 극단적인 행동에 나섰다.

일부에서는 농민들의 집단행동에 아쉬움을 표하는 여론도 있지만 이는 농민들의 고충을 모르는 소리다.

농민들도 예전과 다르게 줄어들고 있는 쌀 소비량에 수매가격이 녹록지 않을 것을 예견했었지만 전년 대비 1만원 인하는 너무도 충격적인 수치였다.

또 해마다 인상되는 각종 부대비용 또한 농민들의 허리띠를 조르고 있기에 수매가 인하에 따른 집단행동은 어쩌면 당연하다.

이런 농민들의 시름을 외면하는 조합장들도 문제가 있다.

실제로 지난 6일 9명의 조합장이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RPC에 모이기로 했지만 농민들의 집회가 예정되자 장소를 옮겼다는 것은 농민들과 대화를 거부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물론 RPC가 해마다 누적된 적자에 허덕이고 있지만 지금까지 누적된 적자가 농민들의 탓은 아님에도 농민들에게 전가하는 것은 잘못된 계산법이다.

좋은 상품의 원재료를 책임져야 할 당사자는 농민이다.

그렇다면 상품성 좋은 원재료를 받아 가공해 판매하는 것은 RPC이기에 누적된 적자의 책임은 오롯이 조공법인에 있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각 조합장과 RPC는 농민들과 소통하고 함께 머리를 맞대면서 어려움을 헤쳐 나가야 할 것이다.

/김은섭 경기본사 사회2부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