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 수익 부지 활용안 밑그림
오피스텔 등 건립 재원 확보 구상
'케이팝 콘텐츠 시티' 재추진 검토
경제청 “장기적으로 고려할 사안”
▲ 인천 송도국제도시 8공구 'R2 블록' 부지 전경. /사진제공=인천경제자유구역청

'케이팝(K-POP) 콘텐츠 시티'가 백지화한 인천 송도국제도시 'R2 블록' 부지가 다시 꿈틀대고 있다. 개발 재추진 가능성을 열어놓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주민 반발에 직면했던 오피스텔 등 사업자 수익 부지를 11공구에 확보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송도국제도시 8공구 R2 부지 개발을 재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R2 부지 개발은 송도국제도시 11공구를 사업자 수익 부지로 활용하는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은 “재원을 확보할 수익 시설을 엮어주지 않으면 케이팝 시티 같은 사업을 끌어들이는 게 불가능하다”며 “R2 블록을 개발하려면 수익 부지를 찾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케이팝 시티 사업이 좌초 수순을 밟았던 R2 부지가 재차 수면 위로 떠오른 건 백지화 발표 이후 3개월 만이다. 전날 인천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김대중(국민의힘·미추홀구2) 의원은 “오피스텔 개발 수익으로 공연장을 짓는 사업을 재추진한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은 “아직 외부에 공개할 단계는 아니지만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R2 부지에 공연장 등 인프라를 조성하고, 대형 기획사를 유치하려던 케이팝 시티 사업은 지난 8월 백지화했다. 케이팝 시티 사업을 통해 R2 부지에 1만여 세대 규모 오피스텔이 조성될 것으로 전망되자 인근 주민 반발도 불거졌다. 당시 인천경제청은 “원활한 사업 추진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인천경제청이 11공구를 주목하는 건 부지 확보 용이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송도국제도시에서 개발 속도가 가장 늦은 11공구에선 매립과 기반시설 공사가 병행되고 있다. 기반시설 조성 단계인 11-1공구에 이어 11-2공구는 내달 중으로 매립 공사가 준공된다. 11-3공구는 2027년 완료를 목표로 이달 매립이 시작된다.

백지화가 발표된 케이팝 시티 사업 불씨도 여전히 남아 있다. 지난달 2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배우 겸 가수인 김민종 케이씨컨텐츠(KC컨텐츠) 공동대표는 “백지화 이후 공황 상태에 빠졌지만, 아직 송도에서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며 케이팝 시티 사업에 여지를 남겼다. KC컨텐츠는 인천경제청이 2021년 양해각서를 체결한 컨소시엄 대표사인 케이에스씨홀딩스㈜ 참여 사업자가 바뀌면서 설립된 특수목적법인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R2 부지에 케이팝 시티 사업을 재추진하는 건 장기적으로 고려할 사안”이라며 “11공구를 포함해 대체 수익 부지를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