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풍 떠는 말, 대부분 남 속이는 말
▲ 입을 크게 벌리고(欠) “그건(其) 말이야~” 허풍 떨며 남을 속인다(欺기). /그림=소헌

“Tell me tell me. 꿈이 아니라고 말해줘요.” 원더걸스의 공연을 보여주겠다고 속여 초등학생 3명을 납치해 부모들에게 돈을 내놓으라고 협박한 납치범이 구속되었다. 이런 일도 있었다. 마닐라에서는 한 청년이 거리에서 '노바디'를 흥얼거리던 4명의 무리에게 다가가 “무슨 노래냐?”라고 물었고, 그들은 필리핀에서 인기 있는 노래를 모른다는 이유로 청년을 때려 숨지게 했다.

2007년 2월 데뷔한 원더걸스는 한국 대중음악이나 K-POP과 관련되어 반드시 언급돼야 할 가장 중요한 존재라고 평가됐다. 정규1집 의 타이틀곡 'Tell me'가 크게 히트하였다. 이후 'So Hot', 'Nobody'를 통한 히트곡 라인을 탄생시키며 압도적인 전성기를 맞이했다. 2세대 걸그룹 중 처음으로 해외로 나섰는데,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지상파 TV토크쇼에 출연하였고,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Hot100 차트에 진입했다. 아이러니, 텔미, 쏘핫, 노바디, 2DT, 비 마이 베이비, 라잌 디스, 아이 필 유, 와이 쏘 론리 등 내놓은 앨범이 모두 동났다. 한편 그녀들은 본명이 아니라 예명인 써니(선예), 실버(예은), 민트(현아), 베리(선미), IC(소희)로 활동하려고 했다는데, 다행히 꼬부랑말보다 예쁜 우리말을 쓴 점이 가장 멋졌다.

 

2007년도는 외환위기를 겪은 지 10년이 되는 해다. 한국 사회는 학력위조, 정치인과 대기업의 비도덕적인 행위 등 비뚤어진 욕망에서 스스로 정직하지 못한 세태로 흔들렸다.

①한미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되었다. 두 나라는 군사·외교에 이어 경제에서도 동맹관계를 맺게 됐다. 그러나 자국 내 이해관계로 인해 양국 모두 국회 비준을 마치지 못했다. ②1980년 지수 '100'으로 출발한 주식시장이 27년 만에 '2000' 시대를 열었다. ③아프가니스탄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한국인 23명이 탈레반 무장세력에 의해 납치됐다. 그중 2명은 목숨을 잃었고, 나머지는 40일 만에 풀려났다. ④7년 만에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였다. 盧 대통령은 1945년 남북분단 이후 국가원수로서는 처음으로 걸어서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으로 갔다. 양 정상은 「6·15 남북공동선언」에 기초해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을 채택했다.

⑤충남 태안군 만리포 바다에서 삼성중공업의 해상 크레인을 끌고 가던 중 바다에 정박해 있던 홍콩 유조선과 충돌하여 원유(1만2547㎘)가 바다로 유출됐다. 국내에서 일어난 가장 심각한 해양오염 사고였으나, 자원봉사자 120만 명이 시커먼 바다를 구해냈다. ⑥삼성그룹 전 법무팀장이 삼성비자금 의혹을 폭로하여 특검법이 발효되었다. ⑦정체를 알 수 없는 투자자문회사 'BBK'가 연쇄 금융사기극을 일으켰다. 주가조작 사태만으로도 5000명 이상의 피해자가 1000억원대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된다. 논란은 한나라당 대통령 경선에서 박근혜 후보 측이 처음 주장했으며, 이후 '이명박의 주가 조작' 등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 검사까지 이루어졌으나 무혐의로 종결되었다. ⑧제17대 대통령에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됐다(12.19). 그는 1149만2389표를 얻음으로써 2위 정동영 후보와 531만표 차이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欺 기 [속이다 / 거짓]

①欠(하품 흠)은 입을 크게 벌리고 하품하거나 숨을 내쉬는 모습이다. ②입을 크게 벌리고(欠흠) “그건(其기) 말이야~”라며 허풍떠는 말은 대부분 남을 속이는(欺기) 말이다.

自欺欺人(자기기인) 자신을 속이고 남을 속인다. 자신도 믿지 않는 말이나 행동으로 다른 사람까지 속이는 것을 풍자한다. “남을 속이는 것은 곧 자신을 속이는 것인데, 이것은 자신을 속이는 것이 심해진 것이다(欺人亦是自欺 此又是自欺之甚者). 출처 「주자어류」.

▲ 전성배 한문학자·민족언어연구원장·<수필처럼 한자> 저자.
▲ 전성배 한문학자. 민족언어연구원장. <수필처럼 한자> 저자

/전성배 한문학자. 민족언어연구원장. <수필처럼 한자> 저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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